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불거진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김건희 여사가 22일 종합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은 관저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는지와 공사 수주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경기 과천시 종합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이번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공사를 맡도록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
21그램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해 특혜 의혹을 받아왔다. 이 업체는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와 시공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어 김 여사와의 관계가 공사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업체 선정뿐 아니라 금품 제공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21그램 측이 공사 수주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고가 의류 등 금품을 건넸는지, 전달된 물품과 관저 공사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조사에서는 김 여사가 업체 선정을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직접 요구했는지, 공사 계약과 예산 집행 내용을 보고받았는지도 확인될 예정이다. 특검은 약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관저 이전 전반을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저 이전 비용이 처음 알려진 규모보다 크게 늘어난 과정도 주요 쟁점이다. 당시 관저 내부 인테리어 예산은 14억4000만원이었지만 21그램 견적서에는 41억2000만원가량이 기재됐다. 특검은 부족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관저 공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행정안전부 예산이 전용됐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관저 이전 예산 집행에 관여한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감사 과정에 관여한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이미 진행됐다. 특검은 이들의 진술과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김 여사가 공사 수주와 예산 조정 과정에 어느 수준까지 개입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 여사의 출석 일정은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변경된 끝에 이날 이뤄졌다. 특검은 김 여사의 진술과 21그램 관계자,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진술을 대조한 뒤 추가 소환과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관저 이전 공사가 단순한 수의계약 논란에 그치는지, 아니면 대통령 배우자의 영향력 행사와 금품 수수로 이어졌는지를 가리는 데 있다. 특검이 확보한 물증과 관계자 진술이 김 여사의 개입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수사의 다음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