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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구청장이 맡는다…당정 "인허가 기간 단축"

최예원 선임기자 | 입력 26-08-23 16:20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지역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관련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를 줄여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당정은 23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주택 공급과 부동산 세제 개편, 전월세 안정 대책 등을 논의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협의회가 끝난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시 구청장들의 요구 등을 종합해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구역 지정 권한은 광역단체장에게 있다. 당정은 소규모 정비사업의 관련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이양해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권한 이양을 통한 인허가 기간 단축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발표는 제도 개선 추진 방침을 밝힌 단계다.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권한이 즉시 구청장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률 개정과 세부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민간 정비사업에 적용되는 규제도 추가로 손질할 가능성을 열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간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앞으로 적극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공 공급 확대뿐 아니라 민간 정비사업 절차까지 손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서울은 신규 택지를 대규모로 확보하기 어려워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도심 주택 공급의 비중이 크다.

500세대 이하 사업의 권한을 구청장에게 넘기면 서울시를 거쳐야 했던 일부 행정 절차를 지역 상황을 잘 아는 자치구가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실제로 어느 권한까지 이양할지와 서울시와 자치구 사이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는 향후 법안과 세부 제도에서 정해져야 한다.

당정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과 함께 주택 공급 과정에서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도 이날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당정은 불가피한 사유로 자신이 보유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에 대해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범위를 확대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가 앞서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는 1주택자가 일정 기간 거주한 뒤 직장 변경이나 전근, 질병 치료, 취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경우 비거주 기간을 일정 범위에서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육아와 가족 돌봄, 주택 리모델링 등 현실적으로 거주가 어려운 다양한 사례도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하시는 분에 대한 거주 인정 확대 등 다양하게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 당정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에서는 민주당이 한발 더 나갔다.

민주당은 1주택자의 경우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종부세상 차이를 두지 않는 방안을 정부에 강하게 요청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종부세의 경우 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기로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역시 이날 당정에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확대하는 방향에는 당정이 공감대를 이뤘지만, 모든 1주택자에 대해 거주 여부를 구분하지 않는 방안은 민주당이 정부에 요구한 내용이다.

당정은 이번 논의와 관련한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오는 9월 정기국회와 예산안 심사 일정에 맞춰 민생·개혁 및 국정과제 관련 법안을 최대한 연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논의에서 주택 정책은 공급 확대와 세제 보완이라는 두 방향으로 나뉘었다.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넘겨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안이 공급 대책이라면,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범위를 넓히는 것은 세 부담을 둘러싼 예외를 보완하는 조치다.

관건은 실제 사업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다. 재개발·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뿐 아니라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기초단체장에게 어떤 권한까지 넘길지에 따라 인허가 단축 효과도 달라진다. 당정이 내놓을 법안에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권한을 어떻게 재편할지가 다음 쟁점이다.

최예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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