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원직에서 물러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용 의원은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는 어려움이 있다"며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 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용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1990년생인 용 의원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를 거쳐 장관에 취임하면 30대 현역 의원이 국무위원을 겸하게 된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은 가능하다. 헌법 제43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이 정하는 직을 겸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국회법 역시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직을 국회의원이 겸할 수 있는 대상으로 두고 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하는 경우 의원직에서 물러나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석을 승계하는 사례가 있어 용 의원의 선택을 놓고 정치권에서 관심이 이어졌다.
용 의원은 의원직 유지 이유로 기본소득당의 원내 의석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현재 기본소득당 소속 국회의원은 용 의원 한 명뿐이다.
용 의원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용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의원직은 당시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의 다음 순번이 승계하게 된다.
후순위 승계 대상자는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다. 그러나 고 전 사무총장은 기본소득당 소속 인사가 아니어서 용 의원이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기본소득당은 국회 의석을 잃고 원외정당이 된다.
용 의원은 차기 총선과 관련한 자신의 거취도 밝혔다. 그는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당에 이미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격려와 비판의 목소리 모두 겸허한 태도로 경청하고 고민해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했다.
용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에 임명될 경우 국회에서는 기본소득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행정부에서는 성평등가족부 장관직을 수행하게 된다.
현역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 자체는 법적으로 허용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비례대표 의석 승계와 소수정당의 원내 존속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다. 용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만큼 의원직 유지 결정의 적절성 역시 청문 과정에서 다뤄질 쟁점으로 남게 됐다.
강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