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증가했던 흐름이 한 달 만에 갈라졌다. 7월 산업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했고 소비는 다시 감소했다. 반면 기업 설비투자는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내수와 투자 사이의 온도 차가 뚜렷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4월과 5월 연속 감소한 뒤 6월 2.4% 증가했지만 7월에는 추가 상승하지 못했다. 6월 생산 증가를 이끌었던 자동차 효과가 약해진 가운데 업종별 생산 흐름도 엇갈렸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전자부품 생산이 20.7% 급증했고 1차 금속도 4.2% 늘었다. 반도체 생산은 0.5%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생산은 4.5% 감소하면서 전체 광공업 생산 증가폭을 제한했다.
가계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2.4% 줄었다.
소매판매는 지난 4월 3.7%, 5월 0.1% 각각 감소했다가 6월 2.7% 증가하며 반등했다. 그러나 7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소비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7.7% 감소하면서 전체 소비 지표를 끌어내렸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1.4%, 화장품 등 비내구재도 0.1% 줄었다.
승용차 판매 감소폭은 더 컸다. 7월 승용차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1.1% 줄었다. 2024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자동차 구매 수요가 미리 몰린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실제 6월 승용차 판매는 전월보다 21.8% 급증했다.
상품 소비뿐 아니라 서비스업도 주춤했다. 7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정보통신 분야 생산은 증가했지만 금융·보험과 전문·과학·기술 분야 등이 감소했다.
소비와 서비스업이 뒷걸음질 친 것과 달리 기업 투자는 강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5% 증가했다. 6월 6.9% 증가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늘었다.
기타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운송장비 투자가 15.4% 증가했고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포함한 기계류 투자도 4.2% 늘었다. 반도체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설비 확충이 이어진 영향이다.
건설 부문은 여전히 부진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1.1% 감소했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는 개선됐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4포인트 올랐다.
7월 산업활동 지표는 한 달 전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6월에는 전산업생산이 2.4%, 소매판매가 2.7%, 설비투자가 6.9% 증가하면서 생산·소비·투자가 함께 늘었다. 7월에는 설비투자만 상승세를 이어갔고 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했으며 소비는 감소했다.
특히 기업 설비투자가 두 달 연속 증가한 상황에서 가계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동시에 감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도체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가계의 소비 회복으로까지 확산되지 않은 것이다.
7월 지표에서 투자와 경기 선행지표는 개선됐지만 소비와 서비스업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업 투자 확대가 실제 고용과 소득 증가를 거쳐 가계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하반기 내수 흐름을 가를 쟁점으로 남았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