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로 응급실을 찾았지만 당장 진료비를 마련하지 못했거나, 법률 문제와 해외 사건·사고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국가 지원제도가 있다. 다만 제도마다 지원 대상과 이용 조건이 다른 만큼 사전에 정확한 내용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응급의료비 미수금 대지급제도’다. 응급환자가 경제적인 이유로 의료비를 즉시 내기 어려운 경우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비용을 청구하고, 국가가 이를 대신 지급한 뒤 환자나 상환 의무자에게 돌려받는 방식이다.
제도를 이용하려면 병원 원무과 등 담당 창구에 신청 의사를 밝히고 ‘응급환자 미수금 대지급 청구서’를 작성해야 한다. 다만 응급실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이 판단한 응급증상에 해당하고 당장 비용을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이 확인돼야 한다. 국가가 대신 낸 진료비도 나중에 상환해야 하므로 무상 의료지원과는 구분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변호사 상담을 받기 힘든 국민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무료 법률상담을 이용할 수 있다. 국번 없이 132번으로 전화하면 민사·형사·가사 등 생활 속 법률 문제에 관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공단 누리집을 통한 방문상담 예약도 가능하다.
소송 대리나 형사 변호 등 추가적인 법률구조는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 무료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의 성격과 소득 등 공단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상담 과정에서 지원 대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해외여행이나 체류 중 사건·사고를 당했다면 외교부 영사안전콜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02-3210-0404, 해외에서는 국가번호를 포함한 +82-2-3210-0404로 연락하면 된다. 영사안전콜센터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며 해외 사건·사고 상담과 재외공관 연결, 긴급 상황에 필요한 안내 등을 제공한다.
외교부의 영사콜센터 무료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와이파이 환경에서 음성통화로 상담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상담 서비스도 운영되지만 와이파이가 아닌 환경에서는 데이터 이용료가 발생할 수 있다.
이들 제도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이지만 지원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는 우선 119 등 긴급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이후 의료기관이나 관계 기관을 통해 적용 요건과 신청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