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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값 12주째 하락하는데 수원·군포 급등…수도권 집값 상승세 경기 남부로 확산

정한영 기자 | 입력 26-10-30 09:42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사이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집값은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0주 연속 올랐지만 강남·서초·송파구는 하락했고, 수원과 군포, 용인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이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지역별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서울 전체로는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오름폭은 2주 연속 축소됐다.

특히 강남 3구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8% 하락했고 서초구는 0.35%, 송파구는 0.22% 떨어졌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2주 연속, 송파구는 8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강남구에서는 역삼동과 압구정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내렸다. 서초구는 반포동과 서초동, 송파구는 잠실동과 신천동 일대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반면 서울 강북권에서는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한강 이북 14개 구의 평균 상승률은 0.22%로 서울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성북구는 0.39% 상승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서대문구는 0.36%, 종로구는 0.35% 올랐다.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각 0.32% 상승했다.

서울 내부에서도 강남권과 강북권의 가격 움직임이 서로 다른 것이다. 강남권은 단기간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과 대출 여건 등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남부에서는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이 잇따랐다.

수원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동안 0.45% 상승했다. 영통구가 0.58%, 권선구가 0.42% 오르면서 수원 전체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수원과 인접한 군포시는 0.58% 상승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의왕시도 0.47% 오르며 경기 남부의 강세에 합류했다.

용인시 기흥구는 0.54% 상승했다. 전주보다 상승폭이 0.24%포인트 확대된 수치로, 최근 6주 사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오산시도 0.27% 올라 최근 6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성시 병점 지역은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0.44%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다만 경기 남부 모든 지역의 상승폭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성남시 분당구는 0.20%, 중원구는 0.25%, 안양시 동안구는 0.38%, 화성시 동탄은 0.41% 상승했지만 전주보다 오름폭은 줄었다.

이처럼 경기 남부에서도 지역과 단지에 따라 가격 움직임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기존 주택을 매도한 뒤 더 선호하는 지역이나 단지로 이동하는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가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경기 남부에서 주택을 매도한 수요자들의 상급지 이동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지역 내 선호 단지의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통 여건과 생활 편의시설, 직장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같은 시·군에 속하더라도 역세권 여부와 주택 연식, 단지 규모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의 높은 주택가격과 대출 부담도 수도권 주거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경기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단지에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남부의 가격 상승을 모두 서울 수요의 이동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역별 신규 공급과 산업단지 접근성, 교통망 확충, 기존 주택 거래량 등도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주택 공급 문제도 시장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2만5452가구에서 2027년 2만3510가구로 줄어든다. 이후 2028년에는 1만4615가구, 2029년 8325가구, 2030년 5289가구로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현재 파악된 입주 예정 물량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향후 사업 일정이나 공급 계획 변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인허가와 착공, 공사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공급 계획 발표와 입주 물량 증가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대출 규제 역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능력에 영향을 준다.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대출 한도가 제한되거나 이자 부담이 커지면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지역에 매물이 부족하고 실거주 수요가 집중되면 대출 규제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은 서울 전체의 상승률만으로 흐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남권에서는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강북 일부 지역과 경기 남부에서는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군포와 수원, 용인 기흥 등에서 나타난 높은 주간 상승률이 실제 거래 증가를 동반하고 있는지, 일부 선호 단지의 가격 상승이 지역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중요하다.

서울 강남권의 가격 하락과 경기 남부의 상승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주택시장 안정 여부를 판단할 기준도 복잡해졌다. 향후 수도권 집값을 좌우할 핵심 쟁점은 지역별 실거래 흐름과 대출 여건,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 공급이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있다.

정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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