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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법사금융 6개월 특별단속 돌입…연 60% 초과 대출 원금까지 무효

박현정 기자 | 입력 26-11-02 12:46



경찰이 고금리 대출과 불법 채권추심, 상품권·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불법사금융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전국적인 특별단속에 착수했다. 연이율 60%를 초과하거나 폭행·협박 등 불법추심이 결부된 대부계약에 대해서는 원금까지 무효화하는 개정 법률을 적용하고,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자 보호도 강화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6개월간 전국 시·도경찰청과 경찰서의 수사역량을 집중해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12월 31일까지 두 달간 불법사금융 특별자수·신고기간을 운영한다. 피해자들의 신고를 활성화하고 불법 대부조직 내부 관계자의 자수와 제보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경찰은 이번 특별단속에서 무등록 불법사금융업 영위,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 수취, 불법 채권추심, 상품권과 가상자산 등을 활용한 신종 불법대출을 중점 수사한다.

특히 조직적으로 범행하거나 새로운 거래수단을 이용해 수사망을 피하는 불법 대부업자에 대해서는 시·도경찰청의 전문 수사부서를 중심으로 집중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검거 건수는 2023년 1,400건에서 2024년 1,975건, 2025년 3,366건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검거 건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찰은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가 활발해진 데다 소액대출과 비대면 거래를 악용한 범죄가 확산하면서 관련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사금융은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서민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거나 채무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불법적인 추심을 벌이는 범죄다.

최근에는 상품권 예약판매를 가장해 사실상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도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겉으로는 상품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 금액을 먼저 지급하고 더 큰 금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문제로 지적됐다.

경찰은 올해 이러한 상품권 거래를 이용한 불법사금융 사건을 단속해 피해구제 범위를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에는 지난해 7월 22일부터 시행된 개정 대부업법도 적용된다.

개정 법률은 불법사금융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반사회적 대부계약의 효력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연이율이 60%를 초과하거나 폭행·협박 등 불법 채권추심이 결부된 일정한 반사회적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에 관한 계약상 채권까지 무효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초과하는 모든 대출계약의 원금이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인 최고금리 위반과 원금까지 무효가 되는 반사회적 대부계약은 법률상 요건이 구분된다.

경찰은 이러한 제도 변화를 수사에 적극 반영해 불법 대부업자의 범죄수익을 추적하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수사체계도 강화한다.

전국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광역범죄수사대에 전담팀을 구축하고 조직적 범행이나 신종 수법을 활용한 중요 사건은 집중수사 대상 사건으로 지정한다.

경찰은 올해 7월부터 전국 105개 경찰관서에 불법사금융 전담수사관 159명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불법사금융 사건이 연간 20건 이상 발생하는 경찰관서에 전담수사관을 배치했으며, 별도의 전담수사관이 없는 경찰관서는 지능범죄 수사부서에서 관련 사건을 담당한다.

경찰은 기존 전담수사체계를 활용해 범죄조직 검거뿐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범죄수익 환수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피해 신고를 가로막는 요인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마련했다.

불법사금융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대부업자의 협박이나 강요로 통장 또는 휴대전화 유심을 빌려주는 등 불법행위에 가담한 뒤 처벌을 우려해 신고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러한 피해자의 경미한 위법행위에 대해 경제적 상황과 범행 동기, 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사안에 따라 경찰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훈방하거나 즉결심판 등 관련 절차를 활용해 처분을 경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피해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위법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처분은 범행 내용과 피해 정도, 관련 법률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된다.

불법사금융 범죄에 가담한 사람의 자수도 유도한다.

특별자수·신고기간에 자수한 경우 관계기관과 협의해 법률상 허용되는 범위에서 형의 감경 또는 면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형법 제52조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자수에 따른 감경이나 면제는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의 사정과 법원의 판단 등에 따라 결정된다.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와 자수, 제보는 112 또는 전국 경찰관서에서 가능하다. 신고 방법에는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

범인 검거 등에 기여한 신고자나 제보자에게는 공로에 따라 최대 1억 2,500만 원의 검거포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포상금은 신고만으로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범인 검거에 기여한 정도와 관련 지급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경찰은 금융감독원과 신용회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올해 2월부터 운영 중인 "불법사금융 원스톱 종합 전담·지원체계"를 통해 피해자가 한 번 신고하면 수사와 금융상담, 채무조정 등 필요한 지원을 연계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불법사금융 피해는 고금리 이자 부담에 그치지 않고 협박과 개인정보 유출, 가족이나 직장에 대한 연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채무자의 연락처와 신분증 사본, 계좌정보 등을 확보한 불법 대부업자가 이를 추심 수단으로 악용할 경우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경찰은 신고자의 신원을 보호하고 관계기관의 지원을 연계해 피해자가 추가적인 불법추심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응할 방침이다.

범죄수익 환수도 이번 특별단속의 주요 과제다.

경찰은 개정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불법사금융업자가 초과 수취한 이자 등 범죄수익에 대해 몰수와 추징을 추진하고, 법률상 요건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절차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불법사금융 사건에서는 대부업자를 검거하더라도 피해자가 이미 지급한 이자를 돌려받기 어려운 문제가 제기돼 왔다.

경찰은 범죄수익 추적을 강화해 불법 대부업자가 범죄를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번 특별단속을 통해 서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착취적 금융범죄인 불법사금융의 범죄생태계를 뿌리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정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불법사금융업자가 초과 수취한 이자에 대해 국가가 몰수·추징해 피해자에게 직접 돌려주는 등 불법사금융을 통한 그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볼 수 없도록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박탈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단속은 기존의 불법 대부업자 검거 중심 대응에서 피해 신고 활성화와 범죄수익 환수, 피해자 보호까지 수사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다만 보안성이 높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비대면 거래를 활용한 범행은 대부업자의 신원과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워 수사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피해자가 처벌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문제 역시 실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남아 있다.

경찰이 전국 단위 특별단속과 자수·신고기간 운영을 동시에 추진하는 가운데, 불법사금융 조직의 검거뿐 아니라 피해자가 지급한 돈을 얼마나 환수하고 추가 피해를 차단할 수 있을지가 이번 단속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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