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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7년부터 진찰·입원료 인상…CT·MRI 검사비 조정해 필수의료에 2조7천억 투입

이다혜 기자 | 입력 26-11-02 17:13



정부가 2027년부터 진찰료와 입원료를 인상하고 중증·응급수술, 고위험 분만, 소아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상을 확대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보상 수준이 높은 검체검사와 CT·MRI 검사 수가는 낮춰 연간 2조6천억 원의 건강보험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검사 분야의 재원을 조정해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28일 국제전자센터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이행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월 25일 확정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연간 3조6천억 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투자계획 가운데 2조7천억 원에 대한 시행 시기를 우선 확정했다.

나머지 9천억 원의 투자 방안은 올해 안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건강보험 수가는 의료기관이 진찰과 검사, 수술 등 의료행위를 제공했을 때 건강보험에서 인정하는 보상 기준이다. 수가가 높아지면 해당 의료행위에 대한 의료기관의 보상이 늘어나고, 낮아지면 보상 수준이 줄어든다.

정부는 그동안 검사 분야와 일부 의료행위 사이에 보상 격차가 발생하면서 의료기관이 중증·응급환자 진료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가체계 개편을 추진해 왔다.

우선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해 비수도권과 수도권 의료취약지에 연간 3천억 원 규모의 지역우대수가를 적용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의정부권과 남양주권, 이천권, 포천권, 인천 서북권과 중부권 등 6개 지역이 대상에 포함됐다.

당초 계획한 지역우대수가 4천억 원 가운데 3천억 원의 시행 시기를 먼저 확정한 것으로, 나머지 1천억 원은 추가 심의를 거쳐 적용할 예정이다.

인구감소지역 86개 시군구에 있는 종합병원과 병원, 의원에는 진찰료를 5% 가산한다. 종합병원과 병원 등의 입원료도 5% 높인다.

정부는 지역우대수가에 따른 추가 보상분이 환자 본인부담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 건강보험 법령도 개정할 계획이다.

중증·응급수술에 대한 보상은 대폭 확대된다.

2027년 3월부터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수술과 처치 2,740개 항목에 수가의 10%를 추가 보상한다.

야간과 휴일에 시행하는 응급 중증수술의 가산율은 기존 최대 350%에서 450%로 높인다. 지역우대수가까지 적용하면 최대 470%까지 확대된다.

중증·응급환자에게 필요한 최종치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중증 수술과 시술 1,670개 항목의 건강보험 수가를 20% 인상한다.

심뇌혈관질환과 급성복증 등 응급수술, 암 수술, 복합골절과 재건성형, 선천성 기형 관련 시술 등이 대상이다.

휴일과 야간에 응급실로 입원한 환자에게 시행하는 응급처치 가산도 확대한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전신마취 수가는 10~50% 높이고, 중증 수술·시술에 동반되는 마취의 야간·공휴일 가산율은 100%에서 150%로 조정한다.

진찰료와 입원료도 인상된다.

2027년 1월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는 초진 6%, 재진 4% 높아진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초진과 재진 모두 2% 인상된다.

정부는 약 20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진찰료와 10년 이상 유지된 입원료의 보상 수준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입원료 기본수가는 일반병실 7%, 중환자실 10% 인상한다.

간호인력 배치 수준에 따른 입원료 가산도 확대한다. 일반병동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18%, 병원 14%로 높이고 중환자실은 25%까지 확대한다.

상급종합병원의 심층진찰과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은 본사업으로 전환한다.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의 환자당 연간 이용횟수는 기존 4회에서 6회로 늘어난다. 8세 미만 아동은 연간 8회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만성질환관리료 적용 대상에는 류마티스질환과 만성호흡기질환을 추가하고 보상 수준을 20% 높인다. 두 가지 이상의 복합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30~50%의 가산을 적용한다.

분만과 신생아 치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정부는 2027년 1월부터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치료에 우대수가를 적용할 예정이다.

임신 34주 미만의 고위험 분만 환자를 응급 전원받아 치료하는 중증모자센터에는 기존 분만 보상 외에 264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비수도권과 수도권 의료취약지에서는 지역우대수가 66만 원을 더해 총 330만 원을 추가 보상한다.

권역모자센터에는 165만 원, 지역분만기능강화 모자센터에는 66만 원의 기능수가를 적용한다. 지역우대 대상 지역에서는 각각 66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임신 주수와 신생아 체중에 따른 보상도 세분화한다.

임신 24주 미만 또는 출생체중 750g 미만 신생아 분만에는 132만 원을 추가 보상한다.

임신 24주 이상 28주 미만 또는 출생체중 750g 이상 1,000g 미만은 66만 원, 임신 28주 이상 32주 미만 또는 출생체중 1,000g 이상 1,500g 미만은 33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지역우대 대상 지역에는 각 구간별로 66만 원을 더한다.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에도 응급 전원과 이송에 따른 기능수가, 임신 주수별 차등가산을 도입한다.

중증모자센터가 응급 전원받은 신생아를 중환자실에서 치료할 경우 입원료에 150%를 가산하고, 지역우대 대상 지역에는 50%를 추가한다. 해당 보상은 최대 7회까지 적용한다.

다만 응급 전원·이송 기능가산과 임신 주수별 차등가산은 중복 적용하지 않는다.

임신과 분만 관련 수술·시술 210개 항목의 상대가치점수도 20% 높인다. 고위험 분만에는 일반분만 수가의 100~200%를 추가 가산한다.

소아 진료에 대한 보상도 확대된다.

소아 진찰료 가산 대상 연령은 기존 6세 미만에서 8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입원료 가산은 10%포인트 높인다.

6세 미만 소아가 중증·응급수술 1,670개 항목에 해당하는 수술을 받을 경우에는 50%를 추가 가산한다.

소아 야간·응급진료 보상은 다른 소아 진찰료와 입원료 개편보다 앞선 올해 11월부터 강화한다.

달빛어린이병원에는 중등증 소아환자 진료를 위한 야간전문관리료를 신설한다. 소아 인구가 적은 시군구에서는 야간진료 수가를 30% 추가 가산한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의 응급의료관리료도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두 배 수준으로 높인다.

이 같은 필수의료 보상 확대와 함께 검사 분야의 수가는 조정된다.

정부는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초과하는 검사 항목을 중심으로 검체검사와 CT·MRI 수가를 낮춰 연간 2조6천억 원의 건강보험 지출을 줄일 계획이다.

검체검사는 38개 세분류, 702개 항목이 조정 대상이다.

의료기관이 외부 검사기관에 검체검사를 위탁할 때 검사료의 10%를 위탁관리료로 지급하던 제도도 폐지한다.

CT와 MRI는 모두 480개 항목의 수가를 조정한다.

다만 전문적인 검증과 판독이 필요한 검사, 조혈모세포이식과 장기이식 관련 검사 등 중증질환 및 응급진료에 필수적인 항목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검사 수가 인하가 모든 CT·MRI 검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조정 대상과 인하 수준은 검사 항목별로 구분된다.

이번 개편에서 환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진료비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건강보험 수가가 인상되면 일반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지출이 늘어날 수 있으며, 환자 본인부담금도 급여 항목과 적용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지역우대수가의 추가 보상분에 대해서는 환자 본인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수가 인상 항목의 환자 부담 변화는 세부 적용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재활의료에 대한 보상도 개선한다.

전문재활치료료를 10% 인상하고 어린이 집중재활치료 대상 연령은 기존 6세 미만에서 9세 미만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번에 의결한 연간 2조7천억 원 규모의 수가 조정안을 11월 중 관련 고시 개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주요 수가 인상과 지역우대수가 적용은 2027년 1월과 3월 등 항목별 시행 시기가 다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수가 혁신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필수 단계"라며 "앞으로도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검사 분야에 집중됐던 건강보험 보상 일부를 진찰과 입원, 중증수술, 분만과 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 영역으로 재배분하는 구조다.

특히 지역 의료기관과 중증·응급환자를 담당하는 병원에 대한 보상을 높여 의료서비스 제공 기반을 유지하려는 취지가 담겼다.

다만 수가 인상이 실제 의료인력 확보와 지역 의료기관의 진료 역량 확대로 이어지는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검사 수가 인하가 의료기관의 운영과 검사서비스 제공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정부가 연간 2조6천억 원의 검사 분야 지출을 줄이고 2조7천억 원을 지역·필수의료에 우선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수가체계 개편이 의료취약지의 진료 공백과 중증·응급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얼마나 개선할지가 향후 정책 평가의 핵심 쟁점이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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