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 선수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손 선수로부터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는 6월 10일 손 선수의 전 연인으로 알려진 A씨(20대)를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씨와 연인 관계로 알려진 B씨(40대) 또한 공갈미수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되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손 선수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폭로할 것처럼 협박해 3억 원을 갈취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임신과 낙태 사실을 언론 등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추가로 7천만 원을 받아내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처음에는 손 선수가 아닌 다른 남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금품을 요구하려 했으나, 해당 남성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자 이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손 선수에게 마치 손 선수의 아이를 임신한 것처럼 꾸며 금품을 요구했다. 검찰은 "사회적 명성과 운동선수로서의 커리어 훼손 등을 두려워한 손 선수로부터 3억 원을 갈취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손 선수로부터 갈취한 돈을 사치품 소비 등에 모두 탕진하여 생활고를 겪게 되었다. 이후 A씨는 연인 관계가 된 B씨를 통해 재차 손 선수를 상대로 금품 갈취를 시도했으나, 손 선수는 두 번째 협박에는 응하지 않았다.
앞서 손 선수 측은 지난달 7일 경찰에 A씨와 B씨를 고소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14일 두 사람을 체포했으며, 같은 달 17일 법원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두 사람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송치 당시 경찰은 A씨에게 1차 범행의 공갈 혐의만 적용했고, 2차 범행의 공갈미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A씨 등의 휴대전화를 다시 포렌식하고, 관련자 통화내역 확보, 계좌 추적, 손 선수 등 관련자 조사 등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2차 협박 때 A씨가 B씨와 공모한 사실을 확인하여 A씨에게 공갈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