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ㆍ문화 라이프 오피니언 의료
 

 

단독) “도이치모터스, 또다시 권력의 심장부를 겨누다” 서울시장 경선, 정책은 사라지고 ‘도덕성 전쟁’만 남았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3-21 09:07



정치는 결국 타이밍의 예술이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놓친 순간, 아무리 합리적 해명도 설득력을 잃는다.
3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2차 토론회.
이날 토론장은 정책 경쟁의 무대가 아니었다.

그곳은 사실상 ‘정치적 생존’을 건 심문장이었다.
그리고 그 심문대 위에 오른 이름,
다시 한 번 ‘도이치모터스’였다.
박주민 후보의 공격은 치밀했고, 직선적이었다.

그는 단순히 “행사에 참석했느냐”를 묻지 않았다.
그는 그보다 더 깊은 질문을 던졌다.
“왜 그 자리였는가.”
“왜 그 시점이었는가.”
“왜 하필 그 이름이었는가.”
대선 사전투표일.
정치적으로 가장 예민한 날 중 하나다.
그날, 도이치모터스가 협찬한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
박주민의 공격은 이 세 가지를 하나로 묶는다.

‘상징’과 ‘판단’과 ‘책임’을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정치적 공격의 정수다.
사실 하나를 통해 이미지 전체를 흔드는 것.

정원오 후보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는 공격의 프레임 자체를 부정했다.
“협찬은 체육회가 받았다.”
“후원금은 공익적으로 사용됐다.”
“개인적 이해관계는 전혀 없다.”
즉, 그는 논쟁을 ‘사실 검증’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려 했다.
이 전략은 명확하다.
정치적 의혹을 행정적 사실로 환원시키는 것.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정치는 법률이 아니라 인식의 영역에서 작동한다.

그리고 유권자는 판결문이 아니라 ‘느낌’으로 판단한다.
이 지점에서 이번 충돌의 본질이 드러난다.

이 싸움은 사실 여부를 다투는 전쟁이 아니다.
“무엇이 문제로 보이는가”를 두고 벌이는 전쟁이다.
정치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확정된 범죄가 아니라
해석 가능한 의혹이다.
그리고 도이치모터스는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정치적 상징어’다.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이 이름이 등장하는 순간,
논쟁은 사실을 넘어 프레임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이 사건은 더 이상 기업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과 돈, 그리고 책임의 경계선에서
끊임없이 호출되는 하나의 코드다.
따라서 질문은 단순해진다.
“그 코드가 등장하는 자리,
정치인은 과연 얼마나 자유로운가.”
박주민 후보는 바로 그 지점을 찔렀다.
그는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대신 정치적 책임을 강조한다.

정치인은
문제가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는 사람이라는 논리다.
이 논리는 강력하다.
왜냐하면 반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법은 아니다”라는 해명은
“적절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힘을 잃는다.

반면 정원오 후보의 전략은
‘과잉 정치화’를 비판하는 데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는 일종의 현실론이다.
행정과 정치의 경계를 구분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약점이 있다.
정치인은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경계를 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충돌은 두 가지 정치 철학의 대립이다.
하나는
“의혹의 가능성조차 차단해야 한다”는 원칙주의.
다른 하나는
“실질적 문제만 따져야 한다”는 현실주의.
이 두 철학은 결코 쉽게 합의되지 않는다.
그리고 유권자는 늘 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이번 충돌이 보여준 것은
민주당 경선의 ‘현재 상태’다.
정책은 실종됐고,
비전은 뒷전으로 밀렸으며,
남은 것은 오직 상대의 흠을 먼저 발견하는 능력뿐이다.
토론장은 더 이상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이 아니라,
과거를 해부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이것은 위험한 신호다.

왜냐하면
정책이 사라진 경선은 결국
‘이미지 경쟁’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지 경쟁은 언제나
더 강한 공격, 더 자극적인 프레임을 요구한다.
이미 그 징후는 나타났다.


정원오 후보를 향한 집중 견제.
선두권 후보에게 몰리는 공격.
그리고 그 공격을 둘러싼 재반박.
이 모든 것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경선이 아니라, 전면전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다.
수도 서울은 곧 정치의 상징이며, 권력의 전초기지다.
그 자리를 둘러싼 싸움은
언제나 내부 경쟁을 넘어
권력 구조 전체를 흔든다.
그래서 이번 충돌은 더 의미심장하다.

도이치모터스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이름이
또다시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현실.
우리는 지금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고 있다.

사건은 끝나지 않는다.
이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 역시 변하지 않는다.
결국 유권자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더 깨끗한가”가 아니다.
“누가 더 설득력 있게 깨끗함을 증명하는가”다.

정치는 사실이 아니라,
신뢰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의 그림자는
여전히 길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이제
수사의 영역을 넘어
정치의 심장부까지 깊숙이 스며들었다.
서울시장 경선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들어섰다.

정책이 아니라 판단이,
성과가 아니라 상징이,
능력이 아니라 이미지가
승패를 가르는 싸움.
그 끝에서 살아남는 자는 단 한 명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단순하다.
흠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흠을 견디는 사람.
이것이 지금 한국 정치의 민낯이다.
 
Copyrightⓒ한국미디어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독재 끝났다" 조국 공소청법 가결에 '국민 승리' 선언
국힘 공천 갈등 고조…김부겸 출마로 대구 선거 격변
정당 기사목록 보기
 
최신 뉴스
"확실한 근거 없었다" SBS '그알' 이재명 대통..
"검찰독재 끝났다" 조국 공소청법 가결에 '국민 승..
"공연 12시간 전 8000명 집결" BTS 컴백 ..
전국 맑고 일교차 15도 안팎 "서울 낮 최고 14..
단독) “도이치모터스, 또다시 권력의 심장부를 겨누..
검찰청 폐지 뒤 '공소 전담' 공소청법 국회 본회의..
단독) “거짓은 권력이었고, 진실은 늦었다”…이재명..
"성추행 혐의 인정" 수심위 장경태 의원 검찰 송치..
단독) “고가 피부과 시술 대안으로 떠오른 한방 약..
칼럼) 보랏빛으로 숨 쉬는 광화문, 세계가 서울로 ..
 
최신 인기뉴스
단독) ‘행정수도 세종’ 또 제외…결단 없는 정치가..
단독) “고가 피부과 시술 대안으로 떠오른 한방 약..
배우 이재룡 '음주 뺑소니' 후 술타기 시도…경찰,..
단독) “특검, 권력의 심장 겨누다…
이창수..
단독) 제국을 향해 웃던 청춘, 박열이라는 이름의 ..
'재판 거래' 의혹 현직 부장판사 구속영장…10년 ..
2월 취업자 23.4만 명 증가…5개월 만에 최대 ..
이재명 대통령 "사업자 대출로 아파트 사면 사기죄 ..
홍진석 원장 의학칼럼) 퇴행성 디스크가 부르는 침묵..
단독) 패권국의 고독…트럼프가 만든 ‘외톨이 미국’
 
신문사 소개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기사제보
 
한국미디어일보 / 등록번호 : 서울,아02928 / 등록일자 : 2013년12월16일 / 제호 : 한국미디어일보 / 발행인 ·  대표 : 백소영, 편집국장 :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편집인 : 백승판  / 발행소(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99, 4층 402호 / 전화번호 : 1566-7187   FAX : 02-6499-7187 / 발행일자 : 2013년 12월 16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소영 / (경기도ㆍ인천)지국, (충청ㆍ세종ㆍ대전)지국, (전라도ㆍ광주)지국, (경상도ㆍ부산ㆍ울산)지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지국 / 이명기 전국지국장
copyright(c)2026 한국미디어일보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