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목도하는 ‘외톨이 미국’…국제적으로도 고립되는 트럼프
세계는 지금, 낯선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늘 질서를 설계하고 규칙을 주도하던 미국이, 오히려 그 질서로부터 밀려나고 있는 역설적인 풍경이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있다.
트럼프의 외교는 단순하다. 동맹은 비용이고, 국제기구는 족쇄이며, 협력은 손해라는 인식이다. 그는 이를 ‘미국 우선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미국 고립주의’에 가까웠다.
문제는 그 결과가 이제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더 이상 미국을 절대적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
나토(NATO)는 균열을 드러냈고, 독일과 프랑스는 ‘전략적 자율성’을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한때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결속했던 동맹국들이, 이제는 스스로의 생존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지만, 그 신뢰의 깊이는 과거와 같지 않다. 예측 불가능한 외교, 거래 중심의 접근은 동맹을 ‘가치’가 아닌 ‘계약’으로 전락시켰다. 동맹국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적이 아니라, 믿을 수 없는 우군이다.
더 심각한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 위상이다.
기후변화 협약 탈퇴, 세계보건기구(WHO) 압박, 각종 다자 협정 파기 등은 미국을 ‘규칙의 설계자’에서 ‘규칙의 이탈자’로 바꾸어 놓았다. 그 빈자리를 중국이 파고들고 있다는 점은 더욱 뼈아프다. 국제질서의 주도권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말한다.
“미국은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세계가 묻고 있는 질문은 다르다.
“미국은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가.”
국제정치는 힘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신뢰와 예측 가능성, 그리고 책임이 함께할 때 비로소 리더십이 완성된다. 트럼프의 미국은 강했을지 몰라도, 그 신뢰는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
결국 ‘외톨이 미국’은 선택의 결과다.
동맹을 부담으로 보고, 협력을 거래로 바꾸며, 국제질서를 경시한 정치의 귀결이다. 문제는 그 고립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미국이 흔들리면 세계도 흔들린다.
지금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세계의 중심이었던 나라가, 스스로 주변으로 밀려나는 이 장면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이것이 트럼프 시대가 남긴 가장 불편한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