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포렌식 장비 도입 과정에서 비위 의혹이 포착된 내부 수사관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섰다.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할 기관 내부에서 발생한 범죄 혐의에 대해 자체 감찰을 넘어 정식 수사 의뢰를 선택한 것이다.
공수처는 최근 포렌식 장비 입찰과 관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수사관 3명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업체 선정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 등을 챙긴 정황이 포착되어 현재 직위 해제된 상태다.
이번 고발 조치는 지난 6일 발표된 자체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절차다. 당시 공수처는 수사관 4명의 비위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중 사안이 무거운 3명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나머지 1명에게는 경징계 의결 조치가 내려졌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조직의 도덕성과 직결된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척결해야 할 수사 기관 구성원이 오히려 이권 개입 의혹에 휘말리면서, 조직 내부의 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감찰 과정에서 확인된 구체적인 비위 액수나 수법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찰의 정식 수사가 시작됨에 따라 업체와의 유착 관계 등이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경찰 수사와 별개로 인사혁신처의 징계 절차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정 기관의 상징인 공수처가 내부 환부 도려내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조직 신뢰도 회복의 관건이다. 특히 이번 수사 결과가 향후 공수처 수사관들의 직무 범위와 보안 규정 강화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