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은 지역 체육계 인사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해외 출장비와 개인 농막 수리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뒤 특정 사업 운영권을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취재 결과 김 지사는 지난해 지역 체육계 관계자들로부터 국외 출장비로 쓰라며 현금 1100만 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본인 소유의 산간 농막 시설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2000만 원을 이들이 대신 지불하게 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김 지사가 챙긴 전체 금품 규모를 총 3100만 원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이번 금품 전달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사업상 특혜를 노린 대가성 거래였다고 보고 있다. 김 지사가 돈을 받은 시점을 전후해 금품을 건넨 체육계 인사에게 도가 추진하는 스마트팜 시설 운영권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지사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외에도 공무원이 뇌물을 받은 뒤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을 때 적용되는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를 함께 적시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 지사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경찰 소환 조사 당시 출장비 수령 등에 대해 정당한 후원이나 단순 호의였다는 취지로 소명했으나, 경찰은 돈이 오간 시점과 사업권 부여 사이의 직무 관련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영장 신청 전 이뤄진 대면 조사에서 김 지사는 수사관의 질문에 짧게 답변하거나 기록을 꼼꼼히 검토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영장 신청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김 지사뿐만 아니라 금품을 건넨 체육계 인사들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팜 운영권 선정 과정에서 도청 실무진의 가담 여부나 추가적인 외압이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 중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도정 운영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주력 사업인 스마트팜 정책이 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청 내부에서는 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간부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에 따라 향후 수사의 향방과 도지사직 유지 여부를 둘러싼 지역 사회의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장 발부 여부는 김 지사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입증 정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