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총공세에 맞서 이란이 중동 지역 석유 시설을 겨냥한 전면적인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4일(현지 시간) 자국 석유 시설이 타격받을 경우 걸프 지역 내 친미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모두 파괴하겠다고 경고하며 결항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위협은 미군이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을 공습한 직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압박하며 하르그섬 내 군사 시설을 폭격하자, 이란은 역내 산유국들과 미국 협력 기업들을 '보복 대상'으로 지목하며 맞불을 놨다. 이란 당국은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는 즉시 주변국의 석유 저장소와 정유 시설을 잿더미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알리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이란의 단호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뼈저린 후회를 하게 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현지에서는 이미 실질적인 타격이 보고되고 있다. 하르그섬 피격 이후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단지 내 헬기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란 연계 무장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대사관 건물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이라크 보안군은 즉각 그린존을 폐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전략적 거점인 하르그섬에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을 퍼부었다"고 직접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섬 내 군사 시설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석유 기반 시설은 파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방해한다면 이 결정을 즉각 재고할 것"이라며 사실상 이란의 원유 수출 터미널을 인질로 잡은 채 봉쇄 해제를 종용했다.
미국의 공세는 군사적 타격을 넘어 체제 전복을 위한 심리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 수뇌부 등 6명에게 최대 1,000만 달러(약 150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최고지도자가 부상을 입어 외모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는 겁에 질려 도망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국제 유가는 이란의 석유 시설 파괴 경고와 하르그섬 공습 소식에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3달러를 돌파하며 요동치고 있다. 이란이 실제 주변 산유국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력은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 내 친미 산유국들이 이란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설지, 아니면 미국의 추가적인 대규모 공습이 이어질지가 향후 전황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