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소와 공소 유지만을 전담하는 '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공소청 설치법이 20일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분리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관하는 검찰개혁 후속 입법의 핵심 축이 마련된 셈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65명 중 찬성 164명, 반대 1명으로 공소청법을 가결 처리했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갔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단체로 불참했다.
이번에 통과된 공소청법은 오는 10월 폐지 예정인 검찰청의 뒤를 이어 기소와 공소 유지를 전담할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골자다. 검찰이 보유했던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폐지하고, 검사의 직무 범위를 정부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엄격히 제한해 수사권 행사의 여지를 차단했다.
법안에는 검사의 '권한 남용 금지' 조항이 명문화됐으며, 징계 종류에 '파면'을 추가해 문책 수위를 높였다. 조직 구조는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 체계로 개편된다. 다만 수장의 명칭은 위헌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존 '검찰총장' 직함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장에서는 여야의 극심한 대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민의힘 주도로 진행된 필리버스터는 전날 오후 법안 상정 직후 시작되어 24시간 동안 계속됐으나, 야당의 종결 동의 투표 결과 재석 180명 전원 찬성으로 강제 종료됐다. 무제한 토론이 끝난 직후 곧바로 진행된 표결에서 법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공소청법 통과 직후 국회는 곧바로 검찰의 수사 기능을 이어받을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를 통해 오는 21일 오후 중수청법까지 단독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물리적 분리가 법적으로 확정되면서 법조계 안팎의 파장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인력 재배치와 신설 수사 기관과의 업무 분장 과정에서 발생할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입법으로 기존 검찰 시스템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으나, 수사 공백 최소화와 신설 기관의 중립성 확보라는 해묵은 과제는 국회와 정부의 시급한 현안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