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해소를 위해 시장 구조를 1부와 2부로 이원화하고 성과에 따라 자리를 바꾸는 승강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량 기업과 부실 기업이 뒤섞여 투기판으로 인식되던 코스닥 체질을 일본식 모델을 벤치마킹해 전면 개편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코스닥 상장사 1,800여 개 종목을 기업 규모와 수익성에 따라 가칭 '프리미엄' 시장과 '스탠다드' 시장으로 분리하는 내용이다. 대형 성숙 기업은 프리미엄 리그로, 성장 단계의 기업은 스탠다드 리그로 분류해 운영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22년 시장을 3단계(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로 재편해 시가총액 증대 효과를 거둔 일본 사례를 모델로 삼았다. 일본은 시장 분리 후 각 단계별 승급 심사를 엄격히 적용해 기업들이 스스로 재무 구조와 사업 성과를 개선하도록 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코스닥은 종목 수는 방대하지만 우량주와 부실주가 한 울타리에 섞여 있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장기 투자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코스닥 지수는 박스권에 갇히는 현상이 반복됐다.
정부는 프리미엄 시장 전용 지수를 신설하고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 상품 출시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기금 등 대규모 기관 자금이 우량 코스닥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현장에서는 단순한 분류를 넘어 실질적인 '승강'이 이뤄져야 정책 실효성이 담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계 관계자들은 2부 리그 기업이 1부로 올라가는 경로가 경직되거나, 성과가 나쁜 1부 기업이 안주할 경우 시장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부실기업에 대한 관리 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기준 미달 기업은 별도로 관리해 상장폐지를 적극 유도하는 등 이른바 '좀비 기업' 솎아내기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코스닥 내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승강 기준 설정 과정에서 중소 상장사들의 반발이나 시장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