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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은 해체되지 않았다…권력을 쪼갠 것이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3-19 14:01



검찰청법이 사라지고, 공소청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뼈대를 뒤흔드는, 사실상의 ‘권력 구조 재편’이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쥔, 세계적으로도 드문 권력기관이었다.

칼을 쥐고, 재판의 문까지 여는 구조.
문제는 그 칼이 때로는 정의를 향했고, 때로는 권력을 향했으며, 때로는 국민을 향했다는 점이다.

이제 그 칼은 둘로 쪼개졌다.
수사는 수사기관으로,
기소는 공소청으로.
이 단순한 문장 하나가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검찰개혁”이 아니라 “권력 해체”
이번 조치는 ‘검찰을 없앤다’는 감정적 구호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권한의 독점을 깨는 구조적 해체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는 순간,
검찰은 더 이상 ‘사건의 시작과 끝’을 모두 장악할 수 없다.

이는 곧 권력의 집중을 해체하고
 책임의 경계를 다시 긋는 작업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권력은 사라지지 않는다—이동할 뿐이다
검찰의 권한이 줄어든다고 해서
권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권력은
경찰로,
수사청으로,
또 다른 국가기관으로 이동한다.
핵심은 단 하나다.

 누가 통제할 것인가
검찰은 비대했지만, 동시에 통제의 대상이 분명한 권력이었다.
그러나 분산된 권력은
오히려 더 보이지 않게, 더 넓게 퍼질 수 있다.

권력은 쪼개질수록
책임도 함께 쪼개지기 때문이다.

공소청은 칼을 내려놓은 대신 책임을 쥐다
공소청은 수사를 하지 않는다.
오직 기소만 한다.
겉으로 보면 권한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기소의 책임”이 더 무거워진 것이다.
수사를 직접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을 판단하고 법정에 세워야 한다.
이는

검찰이 누려왔던 ‘전지적 권한’이 아니라
오히려 ‘제한된 판단 속 책임’이다.
성공 여부는 법이 아니라 ‘운용’에 달려 있다이번 개혁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법 조문이 아니라 현장의 작동 방식이 결정한다.

수사기관이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가
공소청이 정치로부터 독립되는가
사건의 책임이 흐려지지 않는가

이 세 가지가 무너지면,
이번 개혁은 또 다른 권력 비대화로 귀결될 것이다.

검찰청법 폐지와 공소청법 통과는
검찰을 무너뜨린 사건이 아니다.
권력을 재배치한 사건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권력을 쪼개는 것은 정치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권력을 제대로 쓰게 만드는 것은제도도, 법도 아닌결국 사람과 시스템이다.대한민국은 지금,

검찰 이후의 시대가 아니라
권력 이후를 시험받는 시대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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