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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노동부, '74명 사상' 대전 안전공업 압수수색… "발화지점 집중 감식"

이철호 기자 | 입력 26-03-23 10:43




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3일 오전 9시부터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전공업 화재 사건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관들은 파란색 압수 상자를 들고 불길을 피한 본관동 건물로 진입했으며, 화재 원인과 안전 관리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자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압수수색과 별개로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이 진행된다. 현장에는 유족 대표 2명이 참관인 자격으로 동행했다. 다만 수사본부는 건물 붕괴 위험을 고려해 구조물 안전 진단을 우선 마친 뒤 내부 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엔진 밸브를 생산하는 동관 1층 5라인 부근을 유력한 발화 지점으로 지목했다. 공장 관계자들 역시 해당 공정에서 불길이 시작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가공 공정에 쓰인 절삭유와 기계 주변에 쌓인 기름때가 연소 확대를 가속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본관동 1층 출입구 주변에는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렸으나 수사관들은 구체적인 압수 대상 등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이동했다. 화재로 뼈대만 남은 동관 건물 주변은 폴리스라인이 설치되어 외부인 접근이 철저히 통제된 상태다.

희생자 14명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지문 확인을 통해 40대와 50대 남성 등 2명의 신원을 우선 파악해 유족에게 통보했다. 나머지 희생자 12명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으며, 이르면 이날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망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부검 절차는 이미 완료됐다. 경찰은 유족 지원팀을 가동해 신원 확인이 끝나는 대로 시신을 인도할 계획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신원 확인 결과와 부검 소견이 정리되는 대로 공식 브리핑을 통해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합동 감식팀은 발화원으로 추정되는 생산 라인의 전기 설비와 기계 결함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소방용수 공급 시설의 작동 여부와 비상구 확보 등 소방 안전 규정 준수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안전 보건 관리 체계 자료와 현장 감식 결과가 향후 사법 처리 수위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시 공장 내 스프링클러 등 소방 시설이 정상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압수한 서류와 디지털 포렌식 자료를 바탕으로 안전 점검 기록의 허위 작성 여부를 대조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화재 원인 규명뿐만 아니라 공장 운영 전반의 안전 불감증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찰과 노동부의 합동 수사 결과에 따라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무더기 입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장 수습이 길어지면서 유족들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합동 감식 결과와 압수물 분석을 통해 드러날 안전 관리 부실의 구체적 정황이 향후 법적 공방의 중심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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