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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안전공업 참사 …업체 대표 중처법 입건 “불법증축 모른다” 발언 논란

이수민 기자 | 입력 26-03-24 10:02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희생자 13명의 신원이 확인되고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이 본격화됐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업체 대표와 임직원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근해 조사 중이나, 경영진은 불법 증축 등 핵심 의혹에 대해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24일 대전 소재 안전공업 화재 현장 합동분향소에는 유가족들의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위패에 적힌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어머니를 비롯해 갑작스러운 비극을 마주한 가족들의 슬픔은 깊어졌다. 특히 2년 전 유사한 화재 참사를 겪었던 아리셀 화재 유가족 대표단도 분향소를 찾아 반복되는 안전 불감증을 강하게 성토했다.

양한웅 아리셀 화재 유가족 대표는 현장에서 이번 사고가 과거 사례와 판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 대표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과 회사 대표부터 노동 당국까지 안전 책임을 대충 처리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며 한국 사회의 안전 관리 시스템 부재를 지적했다.

논란은 이틀 연속 분향소를 방문한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이사의 발언에서 더욱 커졌다. 손 대표는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공장 내 불법 증축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그는 유족과 사원들의 한을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관리 부실 책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희생자 14명 중 13명은 지문과 유품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으나, 나머지 1명은 훼손 정도가 심해 현재 DNA 정밀 감정이 진행 중이다. 수사본부는 마지막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유족에게 시신을 인도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에는 유족 대표 2명이 참관한 가운데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이 이뤄졌다. 감식반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공장 1층 생산 라인과 다수의 희생자가 발견된 휴게시설을 집중 점검했다. 유족들은 작업장 내 대피로 확보 여부와 소방 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직접 확인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전날 진행한 공장과 본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은 화재 예방 조치 매뉴얼과 사고 당시 대피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평소 안전 교육 이수 여부와 소방 점검 결과 보고서의 허위 작성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노동 당국은 이번 화재가 전형적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시 근로자 수와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여부를 토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업체 대표가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강력한 사법 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참사 현장의 구조적 결함과 경영진의 책임 회피성 발언이 겹치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 화재를 넘어 중대 재해 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사회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합동 감식 결과와 압수물 분석을 통해 드러날 구체적인 과실 여부가 향후 책임자 처벌 수위를 결정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로 드러난 노후 공장의 소방 안전 사각지대 해소와 실질적인 안전 관리 감독 강화는 노동 당국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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