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5일, 국내 주식 시장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장중 한때 3127.79 포인트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전일 대비 24.15포인트, 비율로는 0.78% 상승한 수치로, 2021년 9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3100선 고지를 밟은 것이다.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이라는 두 가지 호재에 힘입어 강력한 상승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원동력은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소식이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았고, 이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국제 유가 안정은 생산 비용 감소와 교역 조건 개선으로 이어져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향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와 같은 긍정적 전망은 투자 심리를 급격히 회복시켰고,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며 국내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세 역시 지수 상승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들은 최근 수개월간 이어지던 순매도 기조를 멈추고 이달 들어 강력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특히 중동 리스크가 해소된 전일(24일)과 이날 오전에 걸쳐 수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과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책적 모멘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산업의 대표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며 시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날 상승세는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상승하며 지수를 이끌었고,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방산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3100선 돌파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새로운 상승장의 서막을 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하반기 조정을 거친 후 내년 상반기에는 코스피가 3600선, 나아가 40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과감한 예측을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신중론도 존재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다시 불발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글로벌 금리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과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어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내부적으로는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현시점에서 코스피가 오랜 박스권을 탈피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그리고 외국인 수급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