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에서 윤석열 정부와 검찰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던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 부장검사가 서울동부지검장에 승진 보임됐다. 이번 인사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기조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오늘(1일) 오후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실시하며, 오는 4일부로 임 부장검사를 서울동부지검장에 승진 보임한다고 밝혔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그간 SNS나 언론을 통해 검찰을 비판하며 '검찰개혁론자'로 불려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을 지냈고, 2021년에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역임했다. 당시 임 부장검사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 방해 의혹을 제기하는 등 검찰 내부 문제를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임 부장검사는 대구지검 중경단 부장검사로 발령받았다. 중경단은 중요 경제범죄를 수사한다는 출범 취지와 달리 검찰 내에서 좌천성 보직으로 인식되어 왔다. 임 부장검사는 2024년에도 대전지검 중경단 부장검사로 인사가 나는 등 요직에서 배제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임 부장검사는 국정기획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재조명받았다. 국정기획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대신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기구로, 임 부장검사는 여기서 '검찰 개혁' 부분을 담당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대체로 예상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일선 검찰청 부장검사는 "임 부장검사에게 검사장 한 자리를 줄 것이라 생각은 했다"면서도 "임 부장검사의 리더십을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본적으로 모든 조직은 기관장의 통솔력보다 시스템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부장검사가 그동안 검찰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왔던 만큼, 검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검찰 고위직 관계자는 "임 부장검사가 과연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면서 조직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사가 향후 검찰 조직의 운영 방향과 검찰 개혁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