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조지아주(州)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라는 최대 돌발 악재의 해소가 동시에 호재로 작용하며 9일 국내 증시가 강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1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2포인트(0.36%) 상승한 3,231.31을 기록하며 3,23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4.1원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386.5원에 개장하며 1,38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지난밤 뉴욕 증시는 지난주 후반 발표된 8월 고용지표 둔화의 여파가 이어지며 상승 마감했다.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고용 지표가 '경착륙' 우려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호재'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명확해지자 달러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약세를 보였으며, 이러한 달러 약세 기조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이끄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훈풍과 더불어 국내 증시에는 최대 불확실성이었던 '조지아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강력한 매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 측과의 협상을 통해 구금된 우리 국민 300여 명을 '강제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시키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크게 완화시켰다. 자진 출국은 추방 기록이 남지 않아 개인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조현 외교부 장관이 사태 마무리는 물론,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신설 및 쿼터 확대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협상하기 위해 8일 저녁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소식은, 이번 위기가 오히려 외교적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관련 대미 투자 기업들의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시장은 당분간 미국의 경기 둔화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경제 지표와 조현 장관의 방미 협상 결과 등을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