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 고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국제 유가가 재차 상승 궤도에 오름에 따라,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안정세를 찾아가던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다음 주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 주 국내 판매 가격은 2~3주 전의 국제 유가 하락분이 뒤늦게 반영되며 소폭 내렸으나, 시차를 두고 현재의 국제 유가 급등세가 반영될 다음 주부터는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다시 가중될 전망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이 집계한 9월 첫째 주(9월 1일~5일) 전국 주유소 주간 동향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8원 하락한 1천660.4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국내 휘발유 가격은 8월 둘째 주부터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하락 폭은 매주 둔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역별 가격 편차는 여전히 컸다. 전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4.2원 내린 리터당 1천722원을 기록했으며,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2.2원 하락한 1천630.6원으로 나타났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가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의 판매가가 가장 낮았다.
자동차용 경유 평균 판매 가격 역시 전주 대비 1.9원 내린 리터당 1천530.8원을 기록하며 4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가격 안정세는 다음 주를 기점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국내 유가의 선행 지표가 되는 국제 석유 제품 가격이 이번 주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번 주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2달러 상승한 80.0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1.9달러 오른 88.2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주에서 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에 반영된다. 따라서 최근의 국제 유가 상승분은 아직 국내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며,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다음 주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은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