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하여 내란죄 유죄 확정 시 사면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의 국고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초강경 법안을 발의하며 정국이 다시 한번 얼어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야당 탄압이자 일당 독재 선언"으로 규정하고 총력 저지에 나설 것을 예고해, 22대 국회 초반부터 여야 간의 극한 대치가 재연될 전망이다.
민주당 당권 주자인 박찬대 의원이 8일 대표 발의한 "12.3 비상계엄의 후속조치와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의원 115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법안은 12.3 사태를 겨냥해 전방위적인 후속 조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하다.
법안의 핵심은 국가의 근간을 흔든 내란 및 외환죄로 유죄가 확정된 인물에 대해 사면, 감형, 복권이 일절 불가능하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이는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에 따라 적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정치적 재기의 길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정치권에 직접적인 파장을 몰고 올 조항은 ‘내란 정당 국고보조금 환수’ 조항이다. 법안은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대해 사건 발생 이후 지급된 모든 국고보조금을 환수하고, 향후 지급도 중단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의 과거 당적을 근거로 국민의힘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현실화될 경우 당의 재정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닌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박찬대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내란을 옹호하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하며, "'제2의 5공 청문회'에 버금가는 '윤석열·김건희 내란 청문회'도 열겠다"고 공언해 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 외에도 법안은 12.3 비상계엄 사건만을 전담하는 특별재판부 설치 방안을 포함했다. 특별재판부는 재판 과정을 언론에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1심과 2심을 각각 3개월 이내에 신속히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사건 관련 제보자는 해고 등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공범이라도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경우 형 집행유예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아 내부 고발을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점점 무리수 경연대회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말로는 협치를 주장하면서 실제 행동은 협치와 거리가 멀다. 야당을 죽이고 일당 독재를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법안의 내용이 특정 정당과 인물을 겨냥한 명백한 정치 보복이자 반헌법적 발상이라는 인식이다.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를 바탕으로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국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과정에서 여야의 격렬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3 내란 특검법’에 이어 이번 특별법 발의까지 이어지면서, 12.3 사태의 법적, 정치적 후폭풍이 한국 정치의 핵심 뇌관으로 재점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