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쏟아진 폭우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사실상 물에 잠겼다. 19일 기상청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호우 특보를 발효했으며,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주말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80mm가 넘는 극한 호우가 관측되면서, 산사태와 하천 범람, 도심 침수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어 인명 및 재산 피해에 대한 극도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폭우는 정체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머무르며 수증기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19일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는 30에서 80mm, 많게는 120mm 이상의 비가 예보되었으며, 대전, 세종, 충남과 대구, 경북 지역은 최대 150mm, 광주와 전남 지역은 2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경기 안산 지역은 나흘간 누적 강수량이 300mm에 육박하는 등 남부뿐만 아니라 중부지방까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기습적인 폭우가 계속되면서 피해는 현실화하고 있다. 충청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산사태 경보가 발령되고, 저지대 주택과 상가는 속수무책으로 침수되고 있다.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며 일부 제방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지방자치단체는 하천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재난 문자를 통해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하고 있다. 도심에서는 지하차도와 저지대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으며, 빗물 역류로 인한 맨홀 사고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계 당국은 최고 수준의 비상 대응 태세를 유지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단계를 상향 조정하고, 위험 지역에 대한 예찰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군부대와 소방 인력을 동원해 피해 복구 및 인명 구조에 나설 방침이다.
기상청은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비는 19일 밤사이 대부분 그치겠지만, 수도권과 강원 내륙 및 산지, 충남 북부는 20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라도 이미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산사태나 축대 붕괴의 위험은 여전히 높다.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하천 범람, 급류 등에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편, 폭우 속에서도 무더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27도에서 32도 사이로 예보되었으며, 높은 습도로 인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33도 내외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폭우라는 이중고에 시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다행히 강수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 단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