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사를 법원이 최종 기각했다. 이로써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된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에서 계속 특검 수사를 받게 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9-2부(류창성 정혜원 최보원 부장판사)는 1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적부심 심문을 진행한 뒤, 심문 종료 약 4시간 만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되었으며, 현 단계에서 구속을 계속할 필요성이 소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기각 사유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사와 재판을 거부하는 윤 전 대통령의 태도 역시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심문에서 윤 전 대통령 측과 특검팀은 6시간에 걸쳐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주거가 일정하며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특히, 구속 상태가 지속되며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 본인이 약 30분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불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100페이지가 넘는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제시하며 구속 수사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특검 측은 "사안의 중대성이 매우 크고, 관련자 회유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현저히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소환 조사와 재판에 지속적으로 불응하며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구속 상태 유지가 필수적임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이번 기각 결정으로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보강 수사를 이어갈 동력을 얻게 됐다. 특검은 구속 기간 연장을 검토하며, 기존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외에 외환 의혹 등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 주 초 윤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은 심문 종료 후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렸으며, 법원의 기각 결정에 따라 구치소 생활을 계속하게 됐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적부심에서 직접 변론에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연출하며 석방을 시도했지만, 결국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결정은 향후 이어질 내란 혐의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