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충남 태안의 유명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10살 초등학생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해수욕장 폐장 시간이 임박한 시각에 발생한 비극으로, 여름철 물놀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어제(27일) 오후 6시경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수욕장에서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하던 A(10) 군이 보이지 않는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A군의 부모는 "아이가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던 중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해경은 경비함정과 연안 구조정, 드론 등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해상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밀물 시간과 겹치며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고 발생 2시간 10여 분이 지난 저녁 8시 10분경 사고 지점에서 약 20m 떨어진 해상에서 의식을 잃고 표류 중인 A군을 발견했다. A군은 구조 직후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오후 6시는 대부분의 해수욕장 안전 요원들이 근무를 마치는 시간대다. 해경은 A군이 폐장 시간 무렵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해진 틈에 갑자기 깊어지는 지점이나 보이지 않는 역파도(이안류)에 휩쓸렸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꽃지해수욕장을 포함한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겉보기와 달리 물살이 거세거나 갑자기 깊어지는 '갯골'이 곳곳에 숨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곳이다. 해경은 A군이 구명조끼를 착용했는지 여부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포함해, 동행한 보호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상세히 조사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에는 반드시 안전 요원이 있는 지정된 구역과 시간 내에서만 물놀이를 즐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어린 자녀에게는 구명조끼를 반드시 입히고, 잠시라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말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즐거워야 할 휴가지에서 한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지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