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9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3254.47)보다 21.31포인트(0.65%) 오른 3,275.78에 개장했다. 전날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FOMC 결과를 앞둔 경계감에 상승 폭이 제한됐던 것과 대조적으로, 오늘은 불확실성 해소에 힘입어 강한 상승 동력을 보이고 있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시장이 주목한 것은 투표 결과였다. 연준 위원 2명이 금리 동결에 반대하고 ‘인하’에 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연준 내에서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온 것은 32년 만에 처음으로, 이는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이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비둘기파’적 신호로 해석됐다.
이러한 기대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기자회견 발언도 상쇄했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를 단정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시장은 그의 발언보다는 연준 내부의 첫 균열에 더 크게 반응했다. 이 영향으로 간밤 뉴욕 증시는 다우 지수가 하락하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긍정적인 측면을 선별적으로 흡수하며 랠리를 펼치고 있다.
전날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역시 투자 심리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었던 관세 문제가 해소되면서 수출주를 중심으로 안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반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383.1원)보다 6.9원 오른 139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이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FOMC에 대한 낙관론으로 환율이 8원 가까이 급락했던 것에 대한 되돌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가 안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FOMC에서 금리 인하의 명분이 확인됐고, 최대 대외 리스크였던 관세 문제도 해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여부가 향후 지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