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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외환시장 영향력 확대된 국민연금 자산 운용 전략 변화 촉구

주민지 기자 | 입력 25-12-17 17:0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투자가 국내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경고하며 자산 운용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정부와 국민연금이 수립 중인 새로운 운용 체계, 이른바 "뉴프레임워크"에 거시경제적 관점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국민연금의 자산 운용이 단순히 개별 기금의 수익률 제고를 넘어 국가 전체의 외환시장 안정성과 직결되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총재는 현재 국민연금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며 사실상 시장의 방향타를 쥐게 된 점에 주목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자금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전 수요와 환 헤지 전략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시작하거나 중단하는 시점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나치게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는 점을 핵심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외환시장의 생리상 특정 거대 기관의 매매 시점과 전략이 노출되는 것은 시장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총재의 논리다. 그는 국민연금이 자신의 전략적 선택지를 모두 노출한 채 거래에 임하는 상황을 "패를 다 까놓고 하는 게임"에 비유하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내외 외환시장 참여자들이 국민연금의 정형화된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이용해 투자 포지션을 설정함으로써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이 총재는 국민연금의 운용 방식에 전략적 불투명성과 유연성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장이 국민연금의 구체적인 환 헤지 시점을 예측하지 못하도록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전날 국민연금 측과 진행된 회의 내용을 언급하며 거시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충분히 공유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측에서도 향후 운용 방식을 지나치게 경직된 투명성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의 이러한 태도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이를 "큰 진전"이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수익률 극대화라는 기금 운용 본연의 목적에 집중해 온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의 공조를 통해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공적 역할에도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취지다. 이는 향후 한미 금리차 확대나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증대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완충력을 높이는 기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 총재의 발언이 단순한 권고를 넘어 통화당국과 연기금 간의 긴밀한 정책 공조를 공식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자산 규모가 비대해진 만큼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국가 경제 전체의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으로 도입될 뉴프레임워크가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담아낼지가 금융권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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