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의 상징 손흥민(33)이 10년간 활약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손흥민은 오늘(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경기를 끝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벗는다. 그의 차기 행선지로는 LAFC가 유력하며, 협상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여의도에서 열린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올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직접 발표하며 10년간 이어온 토트넘과의 작별을 공식화했다. 그는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지난 10년간 경기장 안팎에서 모든 것을 바쳤고,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내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뤘다는 생각이 컸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10시즌 동안 공식전 4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구단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주장으로서 맞이한 2024-2025시즌에는 마침내 팀에 17년 만의 우승 트로피(유로파리그)를 안기며 오랜 숙원을 풀었다. 구단과 팬들을 향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토트넘은 나를 선수로서 가장 많이 성장시켜준 곳"이라며 "팀이 나의 선택을 존중해주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새로운 무대는 미국 LA가 될 전망이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LAFC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토트넘 측과 진전된 협상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LAFC는 약 2000만 달러(약 277억 원) 수준의 이적료로 합의에 근접했으며, 손흥민과의 개인 합의 역시 임박한 상태다. LAFC는 손흥민의 고별전이 열리는 한국에 이미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경기가 끝나는 대로 계약을 신속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손흥민의 미국행 결정에는 2026년 캐나다·미국·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북중미 월드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손흥민 스스로도 향후 거취에 대해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에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의 추춘제가 아닌 미국의 춘추제 리그에서 뛰면 월드컵 본선 기간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한인 사회가 형성된 로스앤젤레스의 생활 환경 역시 그의 마음을 움직인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LAFC는 손흥민에게 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팀 내 연봉 총액 상한(샐러리캡)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정 선수"로 계약할 예정이며, 연봉은 현재 리그 3위인 세르히오 부스케츠(약 120억 원)를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간의 화려했던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손흥민이 미국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며 축구 인생의 마지막 장을 써 내려갈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