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과도 같았던 손흥민(33)이 10년간의 활약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 FC(LAFC)는 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의 완전 영입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축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토트넘 구단 역시 같은 날 홈페이지에 작별 인사를 띄우며 "우리의 위대한 선수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LAFC로 떠났다"고 공식화했다.
LAFC는 손흥민과의 계약이 2027년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 스타 선수에게 주어지는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 자격을 부여하며 최고의 예우를 약속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LAFC가 토트넘에 지불한 이적료는 MLS 역대 최고액인 2,650만 달러(약 3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손흥민은 미국 축구 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15년 8월,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은 10년간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구단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주장으로서 맞이한 마지막 시즌인 2024-2025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17년간 이어진 구단의 무관 역사를 끊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LAFC 입단 소감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의 야심 찬 클럽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나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이곳에 왔으며, 구단과 도시, 그리고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존 소링턴 LAFC 단장은 "손흥민은 축구계를 넘어선 세계적인 아이콘"이라며 "그의 야망과 능력, 그리고 인품은 우리 구단이 추구하는 가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영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의 이번 이적은 단순한 선수 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계 최대 한인 사회가 형성된 로스앤젤레스를 연고로 하는 LAFC는 손흥민 영입을 통해 경기력 향상은 물론, 마케팅과 팬덤 확장 측면에서도 막대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와 재회하게 되어 새로운 무대에 대한 적응도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10년간의 화려했던 런던 시대를 마감한 손흥민이 미국 무대에서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