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경찰 조사에서 주식 차명 거래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던 이 의원의 입장이 크게 변화한 것으로, 경찰은 추가 소환 여부와 신병 처리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어제(14일) 밤늦게까지 7시간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이 의원은 새벽 1시 50분쯤 귀가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히면서도,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보좌관 명의 계좌를 통해 주식 거래를 한 사실 자체는 맞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차 모 씨 명의로 인공지능 관련주를 거래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 의원은 당시 "차명 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부인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이번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은 이 의원의 기존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인공지능(AI) 분야를 담당하는 분과장을 맡고 있었으며, 보좌관 계좌에는 네이버와 LG CNS 등 정부가 '국가대표 AI'로 선정한 주식이 포함되어 있어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이 의원과 보좌관의 진술 내용을 비롯해 자금 추적 결과, 휴대폰 포렌식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조사가 저녁에 시작되어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경찰은 이 의원을 한두 차례 더 추가 소환하여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