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가 오늘(14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지난 12일 밤 구속된 이후 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첫 특검 조사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 씨는 대통령실 경호 중단으로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로 이동할 예정이며,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바로 이동하기 때문에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후 특검 조사에 불응했던 것과 달리, 김 씨는 출석 의사를 밝혀 조사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특검 조사는 구속영장에 담겼던 세 가지 주요 범죄 혐의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혐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천 개입, 그리고 건진법사 및 통일교 관련 청탁 의혹이다. 김 씨는 앞서 한 차례 특검 조사를 받았지만, 당시 조사 시간이 짧았던 만큼 이들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가 심도 있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특검은 김 씨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의 재산 신고 누락 및 뇌물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신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미 서희건설로부터 해당 목걸이가 진품이라는 점과, 서희건설 회장이 김 씨에게 이 목걸이를 주었다가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김 씨가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해 어머니에게 선물한 모조품이라는 기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영장실질심사에서 공개되어 김 씨 구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바 있다. 특검은 이에 대한 김 씨의 입장 변화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은 구속기한인 최대 20일 안에 김 씨를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기소하여 신병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다른 의혹들도 남아 있는 만큼, 특검은 구속 수사를 통해 김 씨의 혐의를 명확히 규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건희 일가 집사'로 불리는 김혜성 씨의 체포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아 특검 수사가 더욱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혜성 씨는 그제(12일) 오후 베트남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직후 특검에 의해 체포되었다. 특검은 김 씨를 곧장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로 데려와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김 씨는 체포 당시 취재진 앞에서 "불법적인 일이나 부당한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며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사 후 김 씨는 서울 남대문 경찰서에 유치된 상태다. 김 씨의 체포 시한은 48시간이므로, 특검은 늦어도 오늘(14일) 오후에는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특검은 '집사게이트' 관련 기업 관계자 등을 줄줄이 소환하며 수사를 이어왔다. 당사자인 김혜성 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가능해진 만큼,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씨의 구속에 이어 김혜성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오늘 결정되면서, '김건희 특검'의 수사는 중대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