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에서 빌린 도박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향인을 15시간 동안 감금하고 협박한 중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카지노를 둘러싼 불법 채권 추심과 폭력 범죄가 제주에서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5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혐의로 중국 국적의 30대 남성 A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모두에게 출국정지 조치를 내렸다.
A씨 일당은 지난 2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제주시의 한 호텔 객실에서 중국인 40대 남성 B씨의 여권과 신분증을 빼앗고, 객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 B씨는 제주시내 한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 돈을 모두 잃자 A씨 일당에게 현금 2천만 원 상당의 카지노 칩을 빌렸다. 그러나 B씨가 이 칩마저 모두 잃고 빚을 갚지 못하자, A씨 일당은 그를 호텔 방에 가두고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빚 독촉을 시작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B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자신의 휴대전화로 지인에게 연락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 일당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제주 지역 카지노 주변에서 거액의 도박 빚을 둘러싼 불법 감금, 폭행, 절도 등의 범죄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재작년 11월에도 도박 자금 5천만 원을 갚지 않은 동향인을 장시간 감금한 중국인 5명이 붙잡혔으며, 지난해 1월에는 손님의 칩 3천만 원어치를 훔친 카지노 딜러가 구속되는 등 유사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A씨 일당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추가 범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