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의 유력한 재선 주자로 꼽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탈당 후 무소속 출마설'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일축했다. 다만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유보하며,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오영훈 지사는 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약 10초간 침묵하며 굳은 표정을 보였다. 그는 "왜 지금 시점에서 그런 질문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뿌리가 민주당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당내 경선을 통해 재선 후보로 나서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 지사는 "재선 출마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임박해서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즉답을 피했다. 최근 측근으로 분류되는 비서관의 사직이 재선 캠프 합류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해당 비서관의 사직은 선거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오 지사를 둘러싼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제주도청 청사를 폐쇄했다는 비판을 제기한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 "도청 공직자 모두를 내란 세력으로 표현한 것이 문제"라면서도 "입장을 바꾼다면 고발을 취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또한 최근 한 장애인 시설의 폐쇄 결정과 관련해 시설 이용자의 보호자들이 '도지사 친인척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진실을 가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재선 도전을 향한 본격적인 시동에 앞서,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오 지사의 중요 과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