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연루되어 현지 이민청에 구금 중이던 우리 국민 2명이 17일 오전 추가로 국내에 송환되었다. 지난 15일 2명이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데 이어 두 번째 송환이다. 이로써 최초 구금 상태였던 63명 중 총 4명이 귀국했으며, 현재 59명이 캄보디아 현지에 남아있다. 이들의 송환을 둘러싼 양국 정부의 물밑 협상이 급박하게 전개되면서 나머지 인원들의 신속한 귀국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귀국한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즉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경찰은 이들이 "고수익 아르바이트"와 같은 취업 사기에 속아 캄보디아로 건너갔으나, 결과적으로는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 사기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인 동시에 한국민을 상대로 한 범죄의 가해자라는 이중적 신분을 가진 셈이다. 경찰은 먼저 송환된 2명과 마찬가지로 추가 귀국하는 이들에게도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범죄 가담 경위와 현지 범죄 조직의 실체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지에서는 남은 59명에 대한 송환 절차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캄보디아 국가경찰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구금된 한국인 59명을 한국 대사관과 협력하여 17일부로 본국에 추방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대규모 송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 역시 전세기 투입 방안까지 검토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캄보디아 측과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외교부 제2차관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필두로 한 정부 합동 대응팀을 15일 현지에 급파했다. 대응팀은 캄보디아 외교부와 내무부 등 고위 당국자들을 연이어 접촉하며 구금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신속한 송환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역시 "이번 주말까지 송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캄보디아발 취업 사기 및 감금, 범죄 연루 사건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단순 피해자 구제를 넘어, 우리 국민이 해외 범죄 조직의 말단 조직원으로 활용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송환의 물꼬는 텄지만, 남은 59명의 안전한 귀국과 이들을 기다리는 국내에서의 사법 처리, 그리고 근본적인 범죄 예방 대책 마련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우리 사회 앞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