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다주택자" 논란의 중심이 됐던 서울 강남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자녀에게 양도하겠다"는 기존 발언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고, "아빠 찬스" 비판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주택 1채를 부동산에 내놓았다"고 현재 진행 상황을 밝히며 "공직자 신분을 감안해 곧 처분하고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들에게 증여나 양도하지 않고 처분하려고 한다"고 강조해, 논란이 됐던 자녀 증여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다주택 보유 현황에 대한 질의를 받고 "가족들이 아파트 2채에 공동 거주하고 있다"며 "이 중 1채는 자녀에게 양도하겠다"고 답변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부동산 문제로 고통받는 청년 세대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부적절한 처신이자, 고위 공직자의 "아빠 찬스"를 공식화한 것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강 의원이 이날 "아빠 찬스를 사용할 수 없는 젊은이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재차 질타하자, 이 원장은 자세를 낮췄다. 그는 "많은 국민이 주택 문제로 고통을 겪는 시점에 그런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며 "공직자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재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대림아파트 전용 130㎡(47평) 규모의 동일 평형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이 중 한 채는 "가족 사무실 용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이 원장의 추가 부동산 보유 사실도 공개됐다. 강 의원의 재산 자료 요청에 이 원장은 해당 아파트 두 채 외에도 "서울 성동구 금호동 상가와 중구 상가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보유를 둘러싼 논란이 주택 문제에서 상가 보유 문제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