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둘러싼 "여의도발 등판설"과 실제 민심 사이의 현격한 괴리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내년 6월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총선 패배 이후 민심 경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한 전 대표가 당분간 정치 일선 복귀보다는 민생 현안 파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그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던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보수 논객 조갑제 전 대표 등이 "파격적인 곳에 출마해 몸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한 데 대해 "저한테만 이렇게 다들 (몸을) 던지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으로 받아넘기면서도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상황이 바뀔 수 있는데 너무 성급하게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는 추가 질문에도 "저는 그때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라고 전제하며 "제가 그 생각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불출마 입장을 확인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가 정치권 내부의 공허한 논의에 그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총선 이후 "민심을 경청하면서 몇백 명을 만나지만" 자신의 출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대신 현장에서 만난 국민들은 "물가 상승, 미국 관세협정, 부동산 이런 얘기들을 한다"며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런데 여의도만 오면 '네가 어디 해야 돼' 이런 얘기밖에 없다"고 꼬집으며, 정치권의 관심사와 국민의 실제 삶이 동떨어져 있음을 비판적으로 지적했다.
이는 최근까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던 '한동훈 등판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로 차출되거나,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원내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거론되어 왔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이러한 관측 자체가 '여의도' 중심의 시각일 뿐, 실제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을 드러내며 당분간은 정치적 등판에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한 전 대표는 향후 정국 변화의 가능성까지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언급하며, "토지거래허가제 한 방 갖고도 전체적으로 지방선거의 구도가 달라진다"고 예를 들었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섣불리 거취를 결정하기보다는 정책과 민심의 흐름을 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걸 갖고 지금 어쩌고 생각하는 것보다 오히려 지금은 민심을 경청하고 실천하려 하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자신의 역할은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것임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