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 오전 부산에 도착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지난 8월 25일 미국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에 열리는 두 번째 만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30일에는 미중정상회담을 소화할 예정이어서, 이번 순방이 한반도 정세와 글로벌 무역 질서의 중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양국 정상이 마주 앉는 이번 회담의 최대 의제는 막바지 조율 단계에 들어선 한미 무역협상이다. 현재 양국은 실무 협상에서 "한두 가지 이견"만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상회담 개최 전까지 남은 쟁점이 극적으로 타결될 경우,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후 무역 합의문에 공식 서명하는 행사가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일정 역시 주목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31일부터 열리는 APEC 본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29일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APEC 회원국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저녁에는 APEC 정상들과의 실무 만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자회의 본회의를 건너뛰는 만큼, 사실상 이 두 차례의 만남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향한 경제 및 안보 메시지를 발신하는 핵심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30일 오전에는 미중정상회담이 열린다. 최근 희토류와 대두 등 핵심 품목의 수출입 문제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무역 분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초미의 관심사인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백악관은 관련 일정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일부 공백 시간이 존재한다는 점이 외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미일정상회담 이후부터 29일 한미정상회담 직전까지, 그리고 30일 미중정상회담 이후부터 저녁 워싱턴 복귀 전용기편에 오르기 전까지의 시간이 비어있다. 만약 북미 간 극적인 '깜짝 회동'이 성사된다면 이 시간대가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러한 순방 일정 발표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예정됐던 불법 이민자 대상 대규모 단속 작전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시장 및 엔비디아 CEO 젠슨 황 등 현지 기업인들과의 대화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