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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휴먼다큐 사랑" 우리가슴에 forever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5-10-22 15:23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아련하게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1년간 우리 사회의 가장 깊은 곳을 비추었던 MBC “휴먼다큐 사랑”이다. 방송이 종료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이 프로그램이 남긴 “진짜 사랑”의 기록은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레전드 다큐'로 기억되고 있다.

“휴먼다큐 사랑”은 우리 시대의 가장 아프고 그늘진 곳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말기 암, 희귀병, 장애,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고의 한복판에서, 프로그램은 절망이 아닌 “사랑”이라는 가장 순도 높은 가치를 길어 올렸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가벼운 웃음을 전하던 당시의 여타 프로그램과는 결이 다른, 묵직한 삶의 교훈이었다.

우리는 '너는 내 운명' 편을 통해 죽음의 문턱에서도 연인의 곁을 헌신적으로 지킨 숭고한 사랑을 목격했다. 결혼식을 닷새 앞두고 떠난 그녀와 남겨진 이의 눈물은, 우리에게 사랑이 절망보다 강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풀빵 엄마' 편에서는 자신의 죽음보다 남겨질 아이들의 삶을 더 염려하며 하루하루를 기록한 위대한 모성애를 만났다.
물론, 이 프로그램들을 보며 우리는 참 많이 울었다. 누군가는 그 눈물을 두고 '감정 과잉'이라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눈물은 결코 의도된 슬픔이나 단순한 동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잠시 잊고 지냈던 삶의 본질적인 가치, 즉 가족의 의미와 인간 존엄성을 마주하며 흘린 '성찰의 눈물'이자 '뜨거운 공감의 확인'이었다.

'휴먼다큐 사랑'의 위대함은 눈물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방송은 희귀병과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가 되었다. 시청자들의 마음이 모여 실질적인 후원과 관심으로 이어졌고,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이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는 미디어가 가진 가장 긍정적인 힘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빠르고 가벼운 콘텐츠가 주류가 된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휴먼다큐 사랑'은 2018년 막을 내렸다. 하지만 11년간 차곡차곡 쌓인 진실한 삶의 이야기들은, 그 어떤 자극적인 콘텐츠보다 더 오래, 더 강하게 우리 곁에 남아있다.
'휴먼다큐 사랑'이 남긴 유산은 명확하다. 인간이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얼마나 숭고해질 수 있는지, 사랑이라는 가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지를 증명해낸 것이다. 팍팍하고 외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휴먼다큐 사랑'의 기록들은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여전히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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