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에서 계절이 초겨울로 급격히 건너뛰었다. 밤사이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20일 전국의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5~10도가량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6도까지 떨어졌고, 찬 바람에 체감온도는 3도까지 곤두박질쳤다. 기상청은 강원도 높은 산지에는 올가을 첫눈이 관측됐다고 밝히는 등,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따른 건강 관리와 농작물 피해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기습 추위는 겨울철에나 볼 수 있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서 발생했다. 강한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한기가 밤사이 복사냉각 효과까지 더해지며 기온을 크게 끌어내린 것이다. 이로 인해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 등 중부 내륙 곳곳에서는 서리가 내리고 물이 어는 곳도 관측됐다. 오늘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6도, 인천 7도, 춘천 4도, 대전 7도, 대구 9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쌀쌀한 출근길 날씨를 보였다.
강한 바람은 체감 추위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충남 서해안과 전라 서해안, 인천 옹진군과 서해5도 등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서해와 동해 대부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져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동풍의 영향을 받는 동해안 지역에는 비구름도 발달했다. 오늘 오전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경북 북동 산지를 중심으로 비가 내렸으며, 기온이 낮은 강원 북부 산지에서는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리면서 1cm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번 이른 추위가 모레(22일)까지 이어진 뒤, 서리가 내린다는 절기 "상강"인 목요일(23일)부터 점차 누그러져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주 후반까지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에 머무는 등 쌀쌀한 날씨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 전문가들은 불과 이틀 만에 기온이 10도 이상 급락하는 등 기온 변화가 극심한 시기인 만큼, 면역력 저하로 인한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 시 목도리나 장갑 등 방한용품을 챙기고 건강 관리에 힘쓸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