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6년 새해 첫 무력시위 장소로 동해상을 택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였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7시 50분경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도발은 지난해 11월 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약 두 달 만이며,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당일 감행되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적인 정치적 함의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군 당국은 현재 미사일의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평양 인근에서 발사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한 기습 발사 능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일본 당국과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반미 성향의 독재 정권 붕괴에 따른 북한 내부의 불안감과 경계심이 무력시위로 분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3박 4일간 중국 국빈 방문은 한중 관계의 전면적 복원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5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 안정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중 양국이 자신들을 제쳐두고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의 표시로 해석된다. 북한은 그간 "비핵화 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애써왔다. 특히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며 대북 압박에 동참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한중 정상 간의 만남이나 주요 외교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미사일 발사나 담화 발표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취해왔다.
국가안보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현지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엄중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를 위한 중국 측의 협조를 강력히 요청할 방침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도발은 역설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공조의 시급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향후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결속과 대외 협상력 제고를 위해 추가적인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미국의 마두로 축출 사태와 한중 정상회담이라는 대외적 변수가 맞물리면서 북한의 행동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24시간 감시 태세를 유지하며, 한미일 삼각 공조를 바탕으로 한 대북 억제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