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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는 행복을 너무 늦게 배운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4-16 11:40



우리는 늘 서둘러 살아간다.
조금이라도 앞서야 한다는 강박,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불안.그 사이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단 한 번도 묻지 않는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대신 우리는 늘 다른 질문을 던진다.
얼마를 벌었는가, 어디까지 올라갔는가, 누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렇게 인생의 기준은 점점 타인의 눈으로 옮겨가고,
정작 자신의 마음은 가장 늦게 들여다보게 된다.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었다.

어릴 적 아무 이유 없이 웃던 순간들,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던 평온,사소한 것에도 설레던 그 감정들.

우리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다.
행복이란 것이 얼마나 단순한 것인지.
그러나 우리는 자라면서 점점 복잡해진다.
행복에도 조건을 붙이기 시작한다.

“이 정도는 되어야 행복하지.”
“이 정도는 가져야 만족하지.”
그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행복은 점점 멀어진다.
어느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행복을 얻기 위해 달려왔는데,
정작 달리는 동안 단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행복을 찾기 위해 평생을 쓰지만,
정작 그 행복은 이미 지나온 시간 속에 더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주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그때서야 깨닫는다.
그날의 평범한 저녁이,
별 의미 없던 그 하루가,

사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행복이었다는 것을.
하지만 그 깨달음은 늘 늦다.
우리는 늘 잃고 나서야 안다.
곁에 있던 사람의 소중함도,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시간의 가치도.
그래서 인생은 때로 잔인하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늦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행복은 거창한 결과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도, 세상 위에 올라서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이며,이미 가진 것을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용기다.그러나 우리는 그 용기를 쉽게 갖지 못한다.
더 가져야 안심하고, 더 올라가야 만족하려 한다.

그 끝없는 갈증 속에서
행복은 늘 ‘다음’으로 미뤄진다.
“조금만 더.”
“이것만 이루면.”
그렇게 미뤄진 행복은
결국 오지 않는 미래가 되어버린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

우리는 늘 시간이 많다고 착각하지만,
돌아보면 늘 부족했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것은,
행복을 배울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우리는 그것을 마지막에야 배우려 한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행복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되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알고 있었던 감정,
이미 느껴봤던 평온,
이미 누리고 있었던 그 순간들.
그것을 다시 꺼내어,
다시 인정하고,
다시 살아내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
지금 웃을 수 있는가,
지금 편안한가,
지금 감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행복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인생의 끝에서 후회하는 말은 대부분 비슷하다.
“조금 더 사랑할 걸.”
“조금 더 여유를 가질 걸.”
“조금 더 지금을 살 걸.”
결국 모든 후회는 하나로 모인다.

“나는 왜 행복을 그렇게 늦게 배웠을까.”
그 질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우리는 지금 배워야 한다.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고,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이미 충분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우리가 가장 늦게 배우지만,
사실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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