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결심 공판이 피고인 측 변호인단의 장시간 의견 진술로 인해 결국 차주로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당초 9일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공판 절차를 오는 13일 추가 기일을 열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초미의 관심사인 특별검사팀의 구형량 발표도 사흘 뒤로 연기되었다.
어제 오전 9시 2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시작된 이번 재판은 특검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포함된 결심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 절차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측 증거조사 과정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단이 8시간이 넘는 분량의 의견 진술을 쏟아내며 재판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변호인단은 수백 쪽에 달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릴레이 진술을 이어가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특히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여러 명의 변호사가 번갈아 가며 발언권을 얻는 방식으로 변론을 장기화했다. 재판부가 발언 분량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변호인 측은 준비한 내용이 300에서 400쪽에 달한다고 밝히는 등 법리적 다툼을 넘어선 고도의 지연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 역시 최소 6시간 이상의 의견 진술을 예고하고 있어, 재판부는 당일 내에 모든 절차를 끝내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과의 조율 끝에 밤늦게 기일을 분리하기로 결정하고, 윤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 측 변호인들의 진술까지만 청취한 뒤 재판을 휴정했다. 재판부는 13일 열릴 다음 공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증거조사와 의견 진술을 마친 뒤 곧바로 특검의 논고와 구형, 그리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까지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재 법조계와 정치권의 시선은 13일 공개될 특검의 구형량에 쏠려 있다. 내란죄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인 만큼 특검 내부에서도 사형과 무기징역 등 최고형을 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장시간의 내부 회의를 거쳐 확정한 구형 의견을 이날 법정에서 최종 낭독할 계획이다.
피고인 측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방어권을 최대한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가 13일 모든 결심 절차를 마친다면 선고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경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전직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법정에 선 초유의 사태 속에, 재판부가 어떠한 법리적 판단을 내릴지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