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자회사인 쿠팡페이에 대한 정식 검사에 전격 착수한다. 이는 단순 현장 점검 수준을 넘어 법적 강제력을 가진 검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개인정보 유출의 실태를 파악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쿠팡페이에 대해 실시해 온 6주간의 현장 점검을 종료하고, 내일(12일)부터 정식 검사 단계로 격상한다. 이번 검사 전환의 결정적인 배경은 쿠팡페이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점검 초기 단계부터 유출 사고와 관련된 핵심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쿠팡페이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난항을 겪어왔다.
금감원이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쿠팡과 쿠팡페이가 공유하는 "원아이디(One ID)·원클릭" 결제 구조다.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3,300만 건 이상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이와 밀접하게 연동된 쿠팡페이의 결제 정보 및 민감 금융 데이터가 함께 침해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업자인 쿠팡페이는 금감원의 검사 대상이며, 검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을 방해하거나 거부할 경우 과태료 등 엄중한 행정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감원의 칼날은 또 다른 계열사인 쿠팡파이낸셜로도 향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7일 쿠팡파이낸셜에 검사 사전 통지서를 발송했으며,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인 현장 검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쿠팡파이낸셜은 입점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최고 연 18.9%의 고금리 대출 상품을 운영해 오며 "이자 장사" 논란을 빚어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쿠팡파이낸셜의 대출 금리를 언급하며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과 비슷한 상황으로 비춰진다"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대출 금리 산정 체계의 자의성 여부와 플랫폼 입점업체를 상대로 한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었는지를 정밀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쿠팡 측은 그간 유출 규모가 3,000여 건에 불과하다며 사태 축소에 급급해 왔으나, 정부 당국이 유출 규모를 3,300만 건 이상으로 공식 발표하고 계열사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고강도 검사에 나서면서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정보 유출 사태로 시작된 논란이 고금리 대출과 플랫폼 갑질 의혹으로 번지면서 쿠팡의 금융 사업 전반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