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에 따라 통풍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주종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과도한 음주가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삼성서울병원 강미라 교수와 의학통계센터 김경아 교수, 강북삼성병원 안중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성별과 술의 종류가 혈중 요산 수치 상승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정밀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11년부터 약 5년 6개월간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만 7011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소주와 맥주, 와인 등 모든 주종에서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혈중 요산 수치가 공통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성별에 따라 특정 술이 요산 수치에 미치는 영향력의 강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남성의 경우 소주 섭취가 혈중 요산 수치 상승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하루 소주 반 잔 정도의 소량 음주만으로도 요산 수치가 높아질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여성은 맥주를 섭취할 때 요산 수치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 남성과는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소주와 맥주가 와인에 비해 한 번에 마시는 절대량이 많은 경향이 있어 요산 수치에 미치는 양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진단했다.
주종에 따른 동반 식습관 역시 통풍 위험을 높이는 가중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남성은 소주를 마시거나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는 경우에, 여성은 주로 맥주를 선호하는 경우에 단백질 함량이 높은 안주류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육류 등 고단백 식품에 함유된 퓨린 성분은 분해 과정에서 요산을 생성하기 때문에, 특정 주종에 따르는 식습관이 성별에 따른 통풍 위험도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한국인의 음주 문화와 식습관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통풍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음주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 본인에게 더 치명적인 주종을 파악하고, 단백질 위주의 안주 섭취를 조절하는 등 성별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게재되어 통풍 환자 및 고위험군을 위한 임상 지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