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에게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첫 조사 이후 3일 만에 경찰에 다시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5일 오전 김 시의원을 뇌물 제공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재소환은 김 시의원이 제출한 자수서 내용이 강 의원 측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됨에 따라 사실관계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조치다.
김 시의원은 지난 11일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당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1차 조사를 받았다. 당시 조사 시간이 부족해 문답을 다 마치지 못한 경찰은 김 시의원을 조기에 재소환했다. 수사의 핵심 쟁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금 1억 원이 전달된 장소에 강 의원이 직접 동석했는지 여부다. 김 시의원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자수서에서 서울의 한 카페에서 돈을 전달할 당시 강 의원과 남 모 당시 사무국장이 함께 있었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 의원 측의 기존 입장과는 확연히 다른 주장이다. 강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직후 "사무국장이 금품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았고, 인지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며 금품 수수 현장에 없었음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자금을 제공한 당사자인 김 시의원이 강 의원의 동석을 주장함에 따라 사건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돈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된 남 전 사무국장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금품 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조직적 증거 인멸 정황도 이번 조사의 주요 대상이다. 김 시의원은 미국 체류 기간 중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두 차례나 탈퇴했다가 재가입한 사실이 드러나 수사망을 피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경찰이 서울시의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으나, 김 시의원이 사용하던 업무용 PC의 하드디스크는 이미 포맷된 상태였으며 노트북과 태블릿 PC 등 핵심 전자기기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 시의원을 상대로 자수서에 담긴 진술의 구체성과 신빙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압수물 분석을 통해 사라진 데이터의 복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진술이 번복되거나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대조 작업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수사 상황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강선우 의원을 소환해 대질 조사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