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해 온 '신천지 경선 개입 의혹 특검'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여권이 추진 중인 '통일교 로비 의혹 특검'과 하나로 묶지 말고 각각 별개의 특검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자고 역제안했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이 6일째로 접어들며 건강이 악화되는 가운데, 여당 지도부가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신천지 의혹을 거론하며 통일교 특검의 본질을 흐리려 하는데, 우리는 신천지 특검을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와 관련한 수사 대상이 매우 방대하고 복잡한 만큼, 두 사건을 하나의 특검에 섞으면 수사가 특정 방향으로 편향될 우려가 있다"며 "통일교 특검은 통일교에, 신천지 특검은 신천지에 집중하여 각각 별도 특검으로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제안은 그동안 "신천지 특검 포함은 물타기"라며 반발해온 기존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일부 언론이 제기한 '국민의힘 의원-신천지 유착설'에 대해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대표는 "일부 보도로 인해 국민의힘이 신천지 수사를 꺼린다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별도 특검을 통해 정교유착의 실체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이번 역제안에는 장동혁 대표의 단식 상황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장 대표는 현재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등 의료진으로부터 네 차례나 병원 이송 권고를 받았으나, "특검 관철 전까지는 멈출 수 없다"며 단식을 강행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야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엄중한 상황을 정부와 여당(민주당 측)이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야권의 조속한 수용을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별도 특검' 제안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측은 "통일교와 신천지 모두 종교 세력의 부당한 정치 개입이라는 본질이 같다"며 "수사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하나의 종합 특검 체제에서 다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야권은 여당의 제안이 수사 인력을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수사 속도를 늦추려는 지연 전략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각각 '별도 특검'과 '통합 특검'을 고수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감에 따라, 특검법 처리를 둘러싼 협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신천지 수사 수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만큼, 향후 특검의 범위와 방식을 놓고 여야 간의 막판 절충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정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