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정성호 대표를 향해 최근 당내에서 분출된 합당 논의가 청년층 민심에 역행한다는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이 최고위원은 현 시점의 합당 추진이 차기 대권 구도와 맞물려 해석되는 상황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최고위원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에게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통한 공식적인 토론 절차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도부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닌 당 내부의 민주적 합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현 정부 초기 단계에서 합당 이슈가 불거지며 차기 대권 행보로 비춰지는 현상을 지적했다. 대권 논의가 조기에 점화될 경우 국정 운영 동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실시된 합당 관련 여론조사 지표를 인용하며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당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내놓았다.
정 대표는 이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 직후 당내 반대 목소리를 수렴하는 행보에 들어갔다. 합당에 반발해 온 황명선 최고위원을 별도로 만난 데 이어 강득구 최고위원과도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 대표는 합당 반대 의견을 공식화한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와의 만남도 검토하고 있다.
지도부 내부에서는 정 대표가 이 최고위원의 발언 중 일부 타당성을 인정하며 수습책을 모색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당 관계자는 대표가 공개적인 비판 속에서도 합리적인 대목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파를 포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는 당권 파트너 간의 단순한 이견 차이를 넘어 지방선거 전략과 차기 권력 지형을 둘러싼 당내 노선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최고위원의 제동으로 속도를 내던 합당 절차는 당분간 내부 설득과 여론 수렴이라는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
지도부가 반대파 의원들과의 연쇄 회동에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합당 문제는 당내 계파 간 갈등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30 세대의 지지율 변동폭이 합당 찬반의 핵심 근거로 부상하면서 향후 발표될 당 내부 여론조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