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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판소원 위헌" 대법원 vs "헌법 수호" 헌재, 사법개혁 앞두고 '정면충돌'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6-02-10 09:57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증원과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을 이달 내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국회에서 초유의 설전을 벌였다. 대법원이 25년 전 헌재 판결을 근거로 '재판소원제 도입은 위헌'이라는 논리를 펴자, 헌재가 즉각 '이례적 사례'라며 반박하고 나서면서 사법권의 최종 권한을 둘러싼 권력기관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어제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법원은 2001년 헌재 전원합의체 결정(99헌마461 등)을 제시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법원 측은 "헌재 스스로도 법원 이외의 기관에서 대법원 판결을 다시 재판하는 것은 사법권을 법원에 둔 헌법 101조 위반이라고 명시했다"며 "재판소원제 도입은 법 개정이 아닌 개헌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법원 밖에서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절차를 만드는 것 자체가 헌법상 사법 독립과 최고법원으로서의 대법원 지위를 무너뜨린다는 논리다.

헌재의 반응은 차가웠다. 헌재 측은 대법원이 인용한 판례에 대해 "일반 사법체계에 대한 과거의 해석일 뿐이며, 대법원이 상당히 이례적인 판결을 예로 들었다"고 반격했다. 헌재는 공권력 주체인 법원의 재판 역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당시 결정문에서도 '위헌 의심이 있는 법률을 헌재에 제청하지 않고 재판에 적용하는 행태를 막아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음을 지적하며, 헌법 해석의 최종 권한은 헌재에 있음을 시사했다.

대법관 증원안을 둘러싼 대립도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대폭 늘려 사건 적체를 해소하고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단 한 명의 증원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법원 측은 증원이 재판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별다른 합의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법사위원들은 대법원을 향해 "국민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성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안도 없이 간담회에 임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법원 측은 이러한 질타에도 침묵을 지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증원 규모를 두고 20명에서 30명까지 의견이 갈리고 있어 단일안 도출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2월 안에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법안 처리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법사위는 오늘부터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연달아 열고 헌법재판소법 및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사법부의 두 축인 대법원과 헌재가 헌법 해석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입법 추진이 사법권 독립 침해 논란을 넘어 실제 제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개혁안 처리가 강행될 경우 대법원과 헌재 사이의 '4심제' 논란은 법적 다툼을 넘어 헌법적 가치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2월 임시국회의 남은 기간 동안 여야의 합의 여부와 사법부 기관들의 대응 수위가 향후 사법 지형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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